이날 대종상의 ‘물거품’은 공로상에서 벌어졌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연 원로 영화인 정진우 감독의 수상이었다. 정 감독의 수상에 이견을 달 영화인은 없다. 그가 한국영화계에 미친 영향력은 문자 그대로 막강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대종상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진 해프닝 뒤 수상이란 점에서 ‘대종상’의 ‘반세기 도약’ 외침은 분명 헛된 욕망처럼 보였다. 당시 대종상 주관사인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과 주최측인 영화인총연합회 남궁원 회장에게 기득권을 의미하는 불만을 쏟아낸 인물이 정 감독이다. 영화인총연합회 산하 8개 단체가 대종상 심사과정에서 소외받고 있단 불만이었다. 회견장에 찬물이 퍼부어진 격이었다. 단 10여분 만에 회견은 종료됐다.
물론 이날 불만이 수상으로 이어졌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정 감독은 대종상 시상식에서 무대에 올라 남궁원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내 받았다. 이후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 겸 대종상 조직위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상하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기묘한 상황이다. 두 상황을 모두 지켜본 당사자로선 분명 그랬다. 그래서 대종상 반세기 도약이 헛된 욕망으로만 느껴졌나 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cine5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