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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불어난 사내유보금 ‘보신주의’가 한국경제 망친다

[신년기획]눈덩이처럼 불어난 사내유보금 ‘보신주의’가 한국경제 망친다

등록 2015.01.05 11:14

수정 2015.01.07 17:20

손예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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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상장사 평균 1668%설비투자 줄고 유보율만 늘려기업이 돈 쓰게 할 유인책 부족정부, 규제 풀겠다는 약속 지켜야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내유보금 ‘보신주의’가 한국경제 망친다 기사의 사진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이 ‘낙수효과’를 강조하면서 기업의 사내보유금을 풀게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보신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기업의 사내보유금은 2010년말에 비해 급격한 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2009년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 기업 도산 사례를 보면서 안정성과 건전성 구축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또 전 세계를 덮친 경제침체가 만성 수요 부진을 초래한 것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 10대 그룹 82개 상장사의 사내보유금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0년말(1376%)에 비해 2013년 6월말 평균 사내보유율은 1668%로 300%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사내보유금은 477조(2013년 6월말 기준)원으로 3년 전 331조원과 비교해 43.9% 급증했다.

최근 발표한 CEO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금융사를 제외한 8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말 연결기준 사내유보금은 537조8000억원으로 6개월 전인 1분기 말 508조7000억원에 비해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보율은 1천679.1%에서 1천733.6%로 54.5%포인트 높아졌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68조6000억원(6.5%)으로 가장 많은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고 현대차 57조5000억원(6.9%), 포스코 42조2000억원(1.2%), 현대모비스 22조7000억원(8.4%), 기아차 20조1000억원(8.4%)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SK텔레콤 16조6000억원(6%), 롯데쇼핑 16조3000억원(3%), 현대중공업 15조6000억원(-9.7%), SK이노베이션 15조원(-0.8%), SK하이닉스 12조9000억원(23.5%) 순이었다.

일각에서는 사내유보금으로 기업 투자 여부를 진단하는 게 옳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사내유보금에 투자로 인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등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현금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사내유보금을 차치하고서라도 단기로 처분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의 증가를 보면 기업이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내는 설비투자지수를 살펴보면 이 지수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설비투자지수는 한 달간 설비투자에 쓰이는 기계류 등의 국내공급규모를 불변금액으로 추정해 지수화한 지표로 설비투자의 동향을 가늠할 수 있다. 2012년 -2.8이었던 설비투자지수는 2014년 8월 -9.9, 9월 12.8, 10월 -8.8을 기록했다.

고정자산 중 설비자산도 줄었다. 한은이 발표한 자본스톡 확정 추계에 따르면 설비자산은 80년대 초반 33.3%까지 상승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고정자본형성 감소 및 증가세 둔화 등으로 13.7%까지 축소됐다. 사실상 기계나 공장 건설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빠르게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증가했다. 2011년 92억4100만원이었던 유동자산 증가액은 2012년 75억6400만원으로 증가규모가 줄었지만 2013년 95억1100만원으로 다시 규모가 확대됐다. 3분기말 10대 그룹의 현금성자산도 148조원(1분기)에서 153조원으로 5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관계자는 “사내유보금의 규모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이야 말로 기업 투자 환경을 해치는 요소”라며 “규제를 풀어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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