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폭락’ 여파로 국내 정유 4사의 정유부문 손실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등유·벙커C유를 생산하는 정유사업과 파라자일렌·톨루엔 같은 석유화학 부문이나 윤활유 부문 사업을 영위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업체별 정유부문 실적은 SK이노베이션 4060억원 적자, GS칼텍스 4016억원 적자, 에쓰오일 392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유일하게 1792억원 흑자를 냈다.
이에 따라 정유 4사의 적자 규모는 3분기까지 1조207억원에 달한다. 유가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진 4분기에는 재고평가 손실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연간 적자 규모는 2조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3분기까지의 손실을 더한 금액보다 많고,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인 SK에너지 4분기 영업손실을 4987억원으로 추정했고, 현대증권은 5681억원으로 예상했다.
GS칼텍스도 4분기에만 4000억원 상당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치는 정유부문 적자를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유·기타 수익으로 보전했을 때 금액이다. 따라서 정유부문 영업손실만 5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 역시 4분기 영업손실이 2000억∼3000억원대로 예상돼 정유부문 영업손실은 적어도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지켜온 흑자를 바탕으로 연간 실적에서도 적자를 겨우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1977년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되며, GS칼텍스는 2008년 이후 6년 만에, 에쓰오일은 1980년 이후 처음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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