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디즈니’는 미국 배우들에게도 ‘꿈의 공장’으로 불리는 곳 아닌가
- 당연하다. 사실 지금도 뒤의 포스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어메이징!!! 판타스틱!!!) 하하하. 내가 낳고 자란 곳은 미시건이란 정말 작은 시골 도시다. 주유소가 4개뿐인 진짜 촌구석 소도시다. 당시에는 캘리포니아에만 가는 것도 내 소원이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영화를 찍고 있다. 더군다나 디즈니의 작품을 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
▶ 작업 방식이 아주 독특했다고 들었다.
- 사실 ‘빅히어로’에선 내가 출연하는 분량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주인공 히로의 멘토 같은 역할이라 아주 중요하다고 하더라. 실제 보면 알 것이다. 문제는 내가 더빙을 처음 해보지 않았나.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분량이라도 많으면 그냥 연장선에서 감정을 실어 할텐데 핵심 포인트인 부분에만 내 분량이 집중됐으니 문제였다. 진짜 놀라웠던 것은 더빙 자체였다. 그림이 완성되고 그것을 보면서 녹음을 한 게 아니다. 대략적인 콘티만 있는 상태에서 대본을 보면서 녹음을 했다. 그때의 내 동작이나 몸짓이 그림 속 테디로 표현됐다. 정말 생소한 경험이었고 어려웠다.
▶ 오디션 현장도 비슷한 방식이었나
- 그랬다. 아니 오디션때는 대본도 없고 장면의 콘티만 있었다. 감독과 프로듀서랑 여러 얘기를 나눈 뒤 두 사람이 내게 ‘마음대로 해봐라’라고 하더라. 정말 황당했다. 진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나 혼자 만들어서 떠들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감도 안잡혔는데 하다 보니 어떤 흐름을 읽게 됐다. 꽤 재미있었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오디션이었다.
▶ 합격 통보는 어떻게 받았나
- 오디션이 끝난 뒤 ‘이 정도면 꽤 잘했는데’란 혼자만의 자부심이 사실 좀 있었다. 하하하. 그런데 전화가 안 오는 것이었다.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이러다 탈락인가. 너무 아쉬웠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결국 포기할 단계가 왔다. 그게 한 2주 후인가. 그런데 딱 그런 심정이 들었을 때 전화가 왔다. ‘합격’이라고. 와우!!!
- 테디 목소리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첫 더빙 작업이다. 스스로 어떤 포인트를 잡고 했을 것 같은데
- 극중 내가 연기한 ‘테디’는 남동생을 두고 있다. 하지만 난 실제로는 형제자매가 없다. 동생에 대한 감정이 어떨지 모른다. 해답은 엄마에게서 찾았다. 엄마의 얘기로는 여자친구와 말할 때의 사랑 같은 감정과는 조금 틀린 마음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감이 왔다. 테디가 히로의 삐뚤어짐을 질타하고 혼을 내지만 기본적인 베이스는 사랑이었다. 형으로서 멘토로서 강압적이지 않지만 그를 마음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톤을 잡아나갔다. 신뢰감이랄까.
▶ 실제 테디를 연기한 배우로서 ‘베이맥스’를 갖게 된다면 해보고 싶은 것은
- 영화를 보셔야 알 텐데,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 ‘뻘랄랄라~~~’ 하하하.
▶ 국내 영화나 혹은 할리우드 차기작은 결정 된 게 있나
- 현재 검토 중인 작품이 몇 개는 있다. 그건 국내 작품이 될 수도 있고 할리우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원작이 있는 각색 작품이란 것 정도. 물론 이것도 검토 중인데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작품 쪽에서 날 원한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아마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조연급 보다는 더 위에 있는 큰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단 점 정도다. 올해 안에는 꼭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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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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