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시공사에 보상 요구···GS건설 단순시공 일뿐
주체인 시·조합 ‘보여주기식’ 대안과 법적 행정 일관
재개발로 일터에서 쫓겨난 돈의문뉴타운 1구역 상가 세입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업체·지자체·시 누구 하나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꼬인 실타래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돈의문뉴타운 상가 세입자들은 GS건설이 아파트를 짓기 위해 대책없는 강제철거를 자행, 자영업자들의 영업생존권과 주거권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GS건설이 철거민의 주거권 등이 침해된 것을 수수방관한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함께 철거민이 발생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 등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순이 전국 철거민 협의회 돈의문1구역 상가 세입자 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곳을 달라는 것”이라며 “대기업인 GS건설이 자신의 이름을 단 아파트를 짓고도 수수방관하는 태도는 사회적·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 현실적인 보상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건설측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돈의문1구역 재개발은 공사비만 받는 단순도급사업으로 사업주체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 공사와 관련된 것은 전부 보상이 끝난 것으로 안다”며 “대기업이라고 왜 무조건 책임져야 하나.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고 못 박았다.
◇조합은 ‘묵묵부답’, 시는 ‘형식적’ 대안만 = 세입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주체인 재개발조합은 대화를 꺼리고 있다. 시 역시 보여주기식 대안만 내놓고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철거민협의회에 따르면 조합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법적으로 정해진 영업보상을 다 해줬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책위원장은 “법대로 4개월치 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 적게는 10여년 많게는 30여년을 장사를 한 사람들인데 무형의 재산가치를 보상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몇 십 년에 걸쳐 쌓아놓은 부가가치를 평당 수천만원씩 가져가면서 상가·주거세입자는 몇푼 던져주고 내쫓으려고 한다”며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조합 측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세입자들이 원하는 대체상가를 제공해 해결책을 내놓은 듯했지만, 대체지가 장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입지에 있어 ‘보여주기식’ 보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가 임시상가로 정한 곳은 천호동에 있는 A프라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은 유동인구가 적고 수익성이 낮아 공실로 남아 있는 곳이 많은 상가다.
돈의문 상가세입자 대책위 관계자는 “공실이 많은 곳을 서울시가 형식적으로 알아봐준 것 같다”며 “우리는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생계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을 원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시는 지난 12월26일 상가세입자 대책위와 면담을 통해 이번 문제에 대해서 검토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달여가 지났지만 아직 정식 제안은 들어 온 것이 없다. 조직개편이 이뤄져서 그런 것으로 받아드리고 있다”며 “그래도 박원순 시장이 직접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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