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기업 선제적 위기 대응에 “혁신 강도 높이자” 공감대 형성임금 동결·인적 구조조정·조직 내 긴장감 강화 통해 변화 동참
최근 삼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혁신과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개편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해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을 통한 M&A를 기반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삼성의 변화는 당면한 실적 부진이 가장 첫 번째 이유다. 그룹이 내는 이익 비중에서 90%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다른 계열사 역시 당면한 경영 환경의 악화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구조조정을 시작한 계열사도 있다.
‘대마불사’의 대표 격으로 여겨지던 삼성이 위기를 직시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은 재계 안팎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기가 찾아오지 않으리라 생각됐던 1등 기업이 선제적 위기 대응에 나선 만큼 다른 기업도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다다랐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가시적인 경영 환경은 크게 나쁘지 않다. 일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자구계획을 세워 자산을 처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10대 기업으로 한정하면 대부분 안정적인 경영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변화로 말미암아 재계 내부에서는 “지금부터 바뀌지 않으면 진짜 위기가 다가올 때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일신우일신(날이 갈수록 새로워짐)’을 경영 모티브로 삼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내부의 혁신 강도를 높이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삼성의 방식처럼 채찍을 가해 조직의 분위기를 바짝 조이면서 “까딱하면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방식도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처럼 임금 동결을 통해 위기 타개를 추진한 곳도 있다. 유가 하락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 폭탄을 맞은 정유업계는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을 동결했다. 적자 실적으로 신음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도 인력 조정 등을 통해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악의 불황을 넘긴 포스코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권오준 회장은 평소에도 임직원들에게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 지난해부터 지속해 온 ‘개혁 드라이브’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펼치고 있다.
평소 ‘수시 인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현대자동차그룹도 혁신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그룹 역시 삼성처럼 국내 자동차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친환경 자동차와 스마트 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실적 악화와 그로 인한 변화는 많은 기업들에게 학습효과로 전달될 것”이라며 “재계 안팎의 혁신 속도가 빨라진다면 넓은 의미로 볼 때 기업의 영속성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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