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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뒤흔들 '다크호스' 누가 있나

판 뒤흔들 '다크호스' 누가 있나

등록 2015.03.31 09:41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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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빠른 '2016 총선' 들여다보기④
여권 계파 수장들 치열한 눈치싸움
야권 친노 아성 도전하는 비노 세력

내년에 치러지는 차기 총선은 그 이듬해에 예정된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것은 정가에서 주지의 사실이다. 때문에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 그리고 크고 작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 결과에 따라 그 이후의 영향력도 달라질 것이 자명한 만큼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한 생존하라”···핏발 선 與野 계파수장들
현재 여야 수장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내년 총선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잠룡들이다. 이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총선을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할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주목되는 것은 여야 각 계파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들이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지는 총선에서 ‘자기 사람’이 얼마나 많이 국회에 입성하느냐 하는 문제가 달렸기 때문이다.

여권 주류인 친박의 좌장은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꼽힌다. 그는 대권에 도전할 의사는 없어보이지만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정가의 평가다.

다만 현재 김무성 대표 체제 하에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 갈수록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의 생존율이 관건이다. 지난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당했던 친이계를 비롯해 비박계 전체의 압박이 거셀 것으로 보여 서 최고위원이 어떤 정치력을 발휘하느냐에 생존 여부가 달렸다.

서 최고위원은 당직 인선 등을 놓고 벌써부터 김 대표와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여의도연구원장은 총선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권 내 또 다른 잠룡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김 대표의 요청으로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야심차게 활동을 개시했으나 당내 반발 등에 막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친노의 아성을 넘기 위한 비노 세력의 도전이 감지된다.

지난해 재보궐선거 패배로 지도부에서 물러났던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설 연휴 동안 독일을 방문해 혁신경제 선진 사례를 학습하고 돌아온 안 전 대표는 ‘다가올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 경제 해법 찾기’를 주제로 잇따라 좌담회를 갖고 무상급식 등 복지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대대적인 사정의 칼바람 속에 포스코 사외이사 책임론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그는 “사건의 본질은 새누리당 권력 실세의 비리 의혹”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의원은 지난 2·8전당대회에서 석패한 뒤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야권의 텃밭인 호남의 수장인 만큼 언제든지 전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이따금씩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4월 재보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를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것이 그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이밖에 지난해 9월 퇴진했던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최근 삼성가를 겨냥한 ‘이학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내놓으며 전면에 다시금 나설 채비를 갖췄다. 5선에 당대표만 3번을 지냈던 정세균 의원은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당 지도부에 대한 애정어린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기회를 조율하고 있으며, 김한길 전 대표 역시 상임위에 집중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정치적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 올릴 기회···‘광역단체장 열전’
광역단체장들은 법적으로 선거중립 의무가 있어 총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다. 하지만 총선을 전후해 정치권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다.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문 대표에 이어 야권 내 2위를 기록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간의 행보로 미뤄봤을 때 특별히 두각을 나타낼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치권 현안에 늘 거리를 유지해 왔다. 다만 서울시장이라는 직함의 특성상 항상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친노의 또 다른 한 축으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이후 대권도전 의사를 드러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현안이 있을 경우 머뭇하지 않고 수시로 상경해 중앙 정치권과의 스킨십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좌담회에 참석하는 등 정책 연대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여권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공공연히 대권 욕심을 드러내온 그는 주요 현안에 대응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내며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최근 무상급식 중단 등 이슈에서 보수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 같은 움직임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광역단체장들 중 여권 내 ‘젊은 기수’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판을 흔들 수 있는 인물군이다. 이기우 경기도사회통합부지사를 임명하며 지방정부 최초의 연정을 시도한 남 지사는 이후에도 무상급식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소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원 지사 역시 공항 인프라 확충 등 지역 현안을 챙기는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4·3추념식 참석을 요청하는 등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도 있다”···정의당·국민모임, 야권분화 속 존재감 각인
이밖에 세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거나 제도 정치권 밖에 있는 인물들도 있다. 정의당을 이끌고 있는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는 세력은 크지 않지만 제2야당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총선의 다크호스가 될 전망이다.

또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국민모임으로 둥지를 옮긴 정동영 전 상임고문도 언제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다만 국민모임이 4월 재보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무사히 창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야권의 한 전직 의원은 “정의당이나 정동영 전 고문 등은 야권이 분화된 상황에서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재보선 성과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무게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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