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1999년 신원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보유 지분을 모두 포기했다가 2003년 워크아웃 졸업 후 다시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국세청은 박 회장이 가족과 회사 관계자의 명의로 된 페이퍼컴퍼니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신원그룹의 경영권을 되찾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는 '광고 영화 및 비디오물 제작업체'로 등록돼 있으며 신원이 워크아웃 중이던 2001년 설립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티엔엠의 영업활동은 거의 전무하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액이 ‘0’이며 임직원에게 지급한 보수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임직원수도 한자릿수를 넘어가지 않았다.
설립 이후 이 회사가 한 활동은 ㈜신원이 워크아웃 중이던 2003년부터 채권단이 내놓은 신원의 주식을 사들이는 일이었다.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가 보유한 ㈜신원의 지분은 2014년 말 기준 28.8%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페이퍼컴퍼니로 보고 있다. 현재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의 임직원은 1명이며 주주가 8명이다. 박 회장의 부인 송모씨가 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의 최대 주주(26.6%)이며 박 회장의 세 아들도 지분을 1%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신원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세무조사를 통해 박 회장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신원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등 11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잡았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이 회사 지분을 편법 소유할 수 있도록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는 부인과 회사 관계자 등에게는 증여세 탈루 혐의로 190억원 가량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신원에 추징된 세액은 2억원 규모다.
서울지방국세청은 박 회장이 11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회장 등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원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2003년 당시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주식을 모두 반납하고 사재를 출연해 신원을 살리려고 했다”며 “당시 부인과 아들 등 가족 이름으로 신원 주식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 외부에서 불편한 시선으로 볼 수 있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라는 지주회사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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