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상파 예능은 옛 전성기에만 기대어 자기 복제 혹은 따라하기 등을 일삼으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의 新 예능 KBS '나는 남자다'와 강호동이 야심차게 선보인 KBS '투 명인간'의 경우 평균 시청률이 4~5%대였다. 국내 톱이라고 자부하는 스타의 프로그램도 이럴진대 이보다 못한 프로그램들은 애국가 시청률 보다 모한 2~3%대에 머무르는 프로그램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렇듯 부진의 늪에 빠진 지상파 예능은 다양한 소재로 무장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 를 사로잡은 뒤 정규 편성화 하는 치고 빠지기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MBC ‘경찰청 사람들’ ‘나는 가 수다’, KBS ‘두근두근 인도’ ‘레이디 액션’ ‘용감한 가족’, SBS ‘동상이몽’-‘아빠를 부탁해’ 등 쉴새 없이 쏟아지는 각종 파일럿 예능에 시청자들은 오늘은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하는지 조차도 모르 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이들 新 예능들은 단순 웃음을 넘어 감동-공감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날로 살기 각박해지는 요즘 감동 코드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 안에서 나오는 웃음은 박장대소 보다는 잔잔한 미소로 힐링이 되어준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할 일이란 뭔가. 하루종일 바쁘게 일하고 돌아온 서민들이 TV 앞에 앉아 편안히 여가시간을 보내며 웃음으로 힘겨운 삶의 무게를 잠시 잊게 만들어 주는 대중문화의 꽃 아닌가. 그런데 감동의 늪에 빠진 지상파 예능은 웃음은 잊고 감동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보니 본연의 임무를 잊은채 어 설픈 감정팔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TV에서 시도하는 예능들이 '어설픈 감동팔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자 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만든 것이 아닌 비지상파에서 시도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tvN‘삼시세끼’는 톱스타급 연예인이 나온다는 것 빼곤 그저 삼시 세끼 밥 해 먹는 것 밖 에 없다. 이미 '꽃보다 시리즈'로 시청자들의 트렌드를 읽은 나영석PD는 애써 감동을 만들지도 웃음을 유발하지 않고 ‘그냥 둔다’라는 원칙에 충실히 지켜내며 그 안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과 감동 그 리고 대리만족으로 인기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정선편의 이서진-옥택연-손호준 트리오는 방송가에서 재미없는(?), 과묵한 스타로 정평이 나 있는 연예인들이다. 또 어촌편의 차승원과 유해진은 말솜씨야 따라올 자 없는 배우 중의 배우지만 예능에 최 적화 된 연예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을 내세워 정해진 대사나 상황 없이도 매의 눈으로 순간 순간을 캐치해 잔잔한 즐거움과 감동 그리고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최근 KBS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대세스타 김수현이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몸 에 힘을 빼고 싶었다" 말했다. 그도 몇 년 사이 스타덤에 올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자신을 봤으리라. 때문에 그를 기다렸던 팬들은 스타 김수현의 모습이 아닌 드라마속 인물에 푹 빠진 김수현의 모습을 통해 함께 미소지을 수 있었다.
겨우 20대의 배우 조차도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데 지상파 3사는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시간도 없는 것 같다. 예능이면 예능답게 몸에 힘 쭉 빼고 시청자들에게 청량감 넘치는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시원한 예능이 등장하길 바란다. 그러면 감동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도 알게 되리라.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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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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