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다른 연구기관으로 보내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군의 탄저균은 미국의 9개 주는 물론, 주한미군 기지로도 탄저균 표본이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티브 워런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타 주의 군 연구소에서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9개 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
워런 대변인은 “탄저균 표본 1개는 한국 오산에 위치한 주한미군의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로 보내졌다”며 “현재까지 일반인에 대한 위험 요인은 발생하지 않았고 발송된 표본은 규정에 따라 파기됐다”고 밝혔다.
CNN과 ABC뉴스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탄저균 배달사고는 탄저균을 잘못 배송받은 미국 메릴랜드 주의 한 국방부 소속 연구소의 신고로 알려졌다. 탄저균 배송은 민간 업체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발송된 탄저균 표본이 미생물 취급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포장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넘게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측은 살아 있는 탄저균 표본을 비활성화 상태 및 무해한 균으로 판단하고 실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탄저균이 유출된 연구소에 조사 인력을 파견했으며 유출된 탄저균 표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또 민간인 4명이 미미한 위험에 노출돼 절차에 따라 탄저 백신이나 항생제 처방 등이 포함된 예방 조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탄저균은 생물학 테러에서 흔히 쓰이는 병원균 중 하나로 전염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연구 목적으로 탄저균을 옮기더라도 반드시 죽거나 비활성화된 상태여야 한다.
탄저균이 공기를 통해 옮겨지면 탄저병 중 가장 치명적인 '호흡기성 탄저병'(inhalation anthrax)을 유발한다. 기침,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심각한 고흡 곤란과 쇼크 증상으로 사망할 수 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CDC 소속 연구소에서 탄저균을 옮기는 과정에서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탄저균 표본을 취급한 연구자 약 60명이 탄저균 노출 위험에 처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국내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탄저균 예방 백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며 “목표년도인 2016년까지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국방부는 이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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