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물론 이들 악재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공감대 부족과 컨트롤 타워의 부재 등 다양한 문제점으로 적극적 대처가 부족한 부분이 더욱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산차 브랜드의 해외 생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자동차 제작사들은 글로벌 부품 소싱을 통한 현지 생산 시스템이 보편화돼 현지 입맛에 맞는 차종 생산과 가격 조정, 마케팅 정략 등 다양한 전략으로 판매 전략을 골몰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생산 5위 현대·기아차의 경우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시장에 대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현지인 입맛에 맞는 신차 투입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현지 생산은 지금과 같은 원고 엔저 등 각종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고 국가 간의 환율 문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해당 국가도 자국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감안해 자동차 생산공장 유치를 위한 최고의 인센티브 정책을 펴고 있다.
무엇보다 크게는 자동차 제작사 하나당 1000개 이상의 부품사가 연계돼 있고 고용창출이나 현지 활성화 등의 측면에서 워낙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은 세계적 자동차 제작사의 글로벌 소싱과 생각을 같이하면서 윈윈 전략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뤄지던 자동차 생산이 해외로 이관되면 국내 시장 활성화나 고용창출 등 여러 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산업 공동화 현상 등 각종 논란을 일으켜 내수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5대 악재 등으로 점차 국내 생산의 장점이 사라지면서 해외 생산의 증대 가능성이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은 물론 한국GM 등 다른 제작사에서도 국내 생산에 대한 회의적인 부분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 현대차 노조 측에서 흘러나오는 해외 생산 물량과 국내 생산 물량에 대한 협약 내용 포함 등은 부정적 시각을 더 키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경영상 문제를 노사협약에 넣으려는 상황인 만큼 더욱 걱정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국내와 해외 생산 비율은 해외 생산 비율이 조금 더 많다. 현대차는 약 60% 수준, 기아차는 약 40% 수준을 해외에서 생산한다. 그러나 5대 악재 등이 부각되면서 해외 생산량 증대에 대한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생산이 급증하던 일본의 경우 엔화가 내려가고 자국 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해외로 나갔던 생산 시설이 자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우리나라와 완전히 반대 현상이 펼쳐지는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최대 생산 목표는 연간 1000만대 이상을 생산해 세계 3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즉 지금보다 200만대 이상을 더 생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의 흐름만 보아도 해외 생산은 늘 수밖에 없다. 이미 중국 4·5공장이 착공했고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내년께 준공된다. 향후 미국에도 1개 이상의 공장을 더 지어야 할 것이고 얼마 전 인도 총리가 요구하던 인도 공장 추가 설립도 당연한 과제다.
남미는 물론 미개척 시장인 동남아 시장도 공장 설립 명분이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이미 국내 신차 시장 규모를 넘어서고 있으나 90% 이상이 일본차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 등 떠오르는 동남아 시장을 고려하면 5~6개의 자동차 생산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로 시설을 옮길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은 고사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 상황에서 광주광역시가 기아차 광주공장을 기반으로 자동차 생산 100만대 목표 달성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생산 60만대를 넘어 하나의 공장 추가를 통하여 친환경차 생산중심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회사는 현지 임금을 낮추고 노사 간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노사협약을 체결하며 지자체는 각종 세제 혜택과 인프라 조성 등에 노력하고 있다.
아마도 광주시가 현대차그룹의 공장을 추가로 유치한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국내 활성화에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직은 움직임이 미약한 만큼 현대차그룹과 광주시 모두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비율이 70%를 넘지 않으려면 국내 자동차 생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