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르스 확진자 중 50%가 삼성서울병원서 발생11일 외래진료 내원자 감염으로 공기 전파 가능성도무엇보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발표가 ‘화’ 키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진자 122명 가운데 55명 발생, 임신부 메르스 감염, 강원·경남 등 메르스 청정지역으로의 감염 전파. 외래진료 내원자 감염으로 공기 전파 가능성 제기······.
이 모든 것이 이뤄진 장소? 그렇다, 메르스 슈퍼 전파사건의 주인공 삼성서울병원이다. 그렇다면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최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슈퍼 전파 사건은 지난달 27일 메르스 14번째 확진자인 A씨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A씨는 지난달 13~19일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이때 메르스 첫 환자와 밀접접촉을 하게 됐고 20일 퇴원했다. 하지만 A씨는 이튿날 고열로 평택성모병원에 재입원했으며 25일부터 3일간은 평택굿모닝병원 등 지역의 다른 병원을 내원했다.
그리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A씨는 27일 오후 평택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동 중 A씨는 호흡곤란 증상으로 구급차를 타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때까지 이 일이 슈퍼 전파사건의 시초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환자 본인도, 삼성서울병원도 A씨의 메르스 감염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29일 병원이 발칵 뒤집혔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A씨가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 첫 환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병원은 29일 밤 응급실을 일시 폐쇄하고 소독에 들어갔으며 메르스 감염에 본격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30일 A씨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주위 환자와 의료진 역시 메르스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지금까지 5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전국으로 메르스가 전파됐다. 응급실이 일반 병동에 비해 좁고 이 공간에 의료진과 환자 및 보호자가 섞여 있어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된 것이다.
게다가 당시 A씨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환자 675명, 의료진 등 직원 218명 총 893명이었다. 추가로 A씨에 의해 3차 감염된 사람으로 인한 4차 감염 위험에 노출된 사람은 715명이다. 메르스 잠복기인 2주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사건이 더욱 확대될 여지도 충분하다.
특히 35번째 환자인 의사 B씨가 논란이 됐다. 지난달 27일 B씨는 A씨 옆 자리의 환자를 돌봤다. 옆 침대의 색전증 환자 진찰을 위해 응급실을 방문했고 약 40분 정도 A씨의 옆에 머물렀다.
이후 B씨는 병원 심포지엄과 재건축 조합 총회 등 서울 시민 1500여 명과 접촉하게 됐다.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앓던 B씨는 메르스를 의심하면서도 기침이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달 2일 메르스 확진자가 됐다.
이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임신부(109번째 환자)가 생겼다. 현재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불가능해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11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의 슈퍼 전파사건이 또 도마에 올랐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아닌 외래진료 내원자 C씨(115번째 환진자)가 메르스 확진을 받아 병원에서의 메르스 감염 전파 경로에 물음표가 달린 것이다. 이에 메르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정부의 미흡한 대처다. 복지부는 B씨를 A씨의 밀접접촉자 대상군에서 제외했으며 지난 4일에는 B씨가 A씨를 진료했다는 잘못된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였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응급실에 들르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방역당국의 통합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보건당국의 메르스 통제 하에 삼성서울병원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환자 발생 시 정부가 일괄 관리하지 않고 삼성서울병원의 자체조사에 맡김으로써 이것이 결국 미흡한 관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도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을 봐주려다 메르스 2차 확산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의 슈퍼 전파사건은 오는 20일 정도가 돼야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입원 시기인 29일에서 메르스 잠복기간인 2주의 시간을 더하면 12일이 되지만 환자가 증세를 보여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는데 3~5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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