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의 시작과 함께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에 찾아온 부르지 않은 손님, 우룡(류승룡)과 그의 아들 영남(구승현)의 모습을 통해 ‘손님’의 어원과 김광태 감독이 그려내고자 하는 얘기 그리고 제목의 의미를 전한다. 이어서 기묘한 상상이 만들어 낸 공간 속에서 펼쳐진 촬영부터 분장, 의상, 특수분장, 음악까지 영화 제작 전반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평창 정선 양양 등 강원도의 깊은 산 속에서 촬영한 ‘손님’은 “판타지 같은 공간에 판타지 얘기가 들어오면 별 감흥이 안 느껴진다. 그래서 굉장히 사실적인 공간이었으면 했다”는 김광태 감독의 의도대로 리얼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밤 촬영에선 조명보다 촛불이나 횃불을 주광으로 사용했고, 시대적 배경이 1950년대 외진 마을이지만 사극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각각의 캐릭터 특성을 살려 인물들의 개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의상을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손님’을 완성시킨 파워 앙상블 캐스팅은 익살스러운 모습부터 절제되고 서늘한 모습까지 극단을 오가는 배우 류승룡과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가는 섬뜩한 카리스마로 이준을 떨게 만든 이성민, 김광태 감독이 놀랄 만큼 항상 의외성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천우희, 성실함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선배들의 애정을 듬뿍 받은 이준까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을 고스란히 전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판타지 호러의 독특한 장르를 만난 류승룡과 이성민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영화다. 1950년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로 들어선 낯선 남자와 그의 아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했던 비밀과 쥐들이 기록하는 그 마을의 기억을 다룬다. 다음 달 9일 개봉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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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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