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치고 재기 향한 도약 준비 중금호, 핵심 계열사 되찾고 그룹 재건 눈앞한진, 外患 무릅쓰고 자구안 착실히 실천동부, 늦은 출발에도 현금 조달 목표 달성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010년부터 진행된 그룹의 워크아웃과 재건 작업이 4년여 만에 빛을 보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다시 품에 안는 것에 성공했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도 채권단으로부터 사실상 다시 찾아오게 됐다.
한진과 동부는 지난 2013년 하반기 나란히 구조조정을 단행해 유동성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한진은 초기부터 자구계획 실천에 탄력을 받는 모습을 보인 반면 동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두 기업 모두 자구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가보 다시 품은 금호, 재건 눈앞에 = 세 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되는 곳은 금호아시아나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010년부터 그룹 계열사들의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핵심 계열사들이 채권단의 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단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었다. 현재는 이들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은 모두 끝났다.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을 졸업했다는 것은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안정 상태에 다다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회사의 생존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는 옛 영광을 찾기 위한 작업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채권단의 손에 넘어갔던 회사들을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과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이다.
금호고속을 되찾을 경우 그룹의 정통성과 명맥을 그대로 지켜낼 수 있다는 명분이 있고 금호산업까지 되찾는다면 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가 다시 품는데 성공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5월 26일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키로 하고 금호고속 지분 보유자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 사모펀드로부터 인수대금 4150억원에 금호고속 지분 100%를 인수했다.
금호산업은 채권단과의 협상이 남아 있다.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 보유자인 금호아시아나 측과 수의계약 형식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지나치게 비싼 금액을 부를 경우 채권단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에 합리적 적정선에서 매각대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수준에서 매각대금이 결정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산업을 되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박삼구 회장이 마당발 인맥을 자랑하는 만큼 여러 백기사가 매각대금 조달 과정에서 출격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금호고속에 이어 금호산업까지 금호아시아나가 품고 남은 금호타이어의 경영권도 되찾을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5년여 만에 꿈에 그리던 그룹 재건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된다.
◇外患에 데인 한진, 구조조정은 이상무 = 한진그룹은 예기치 못한 외환(外患)으로 힘든 나날을 겪었다. 그러나 그룹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조정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한진은 지난 2013년 12월 5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놨다. 대한항공이 각종 자산을 처분해 3조5000억원의 유동성 현금을 마련하고 한진해운도 2조원의 현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한진 측의 계획이었다.
가장 큰 줄기인 에쓰오일 지분 처분은 일사천리로 해결됐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했던 에쓰오일 지분은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측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2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한진해운 역시 전용선 사업부 중 벌크선 부문의 지분 일부는 자구계획 발표 직후인 지난 2013년 말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 넘어갔다. 벌크선 사업 부문 정리를 비롯한 비주력 사업 정리로 한진해운 측이 조달한 현금은 약 7000억원에 가깝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이 보유한 저연비 항공기를 처분하고 부동산과 주식 자산 등을 처분해 자구계획 발표 이후 불과 7개월여 만에 전체 계획의 80%에 달하는 4조5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자구계획의 90% 이상을 완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부, 출발 늦었지만 속전속결로 마무리 = 동부그룹은 한진그룹과 현대그룹보다 빠른 지난 2013년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고 고강도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발은 신통치 않았다. 매각 진척 과정에서 일부 현안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부터 동부의 구조조정은 빠른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부특수강을 현대제철에 매각한 것을 필두로 동부익스프레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동부당진발전과 동부팜한농 등을 차례로 처분했다. 일부 계열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김준기 회장이 사재를 대거 출연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쏟은 결과 동부그룹은 전자와 금융 계열사만을 남기고 생존할 수 있게 됐다. 계획보다 늦은 시점이었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현금 창출액도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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