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금이 한국거래소 개혁의 골든타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임 위원장은 2일 금융위원회에서 한국거래소 내에 있는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시장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해 청산, IT 자회사와 함께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임 위원장은 “거래소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현재 한국거래소는 국제적인 구조개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의 흐름에 뒤처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여러 거래소들이 글로벌 우량기업들을 유치하고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화의 흐름에 뒤쳐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임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게임개발 업체인 넥슨이 우리 거래소시장을 찾지 않고 일본시장에 상장한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넥슨의 일본 상장은 한국거래소가 국제적인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거래소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자칫 한국거래소가 활력을 상실한 고립된 지역시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지금 시점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핵심은 질적 수준을 높여 자본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라며 “한국거래소가 세계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민간 서비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은 과거 거래소 통합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국거래소는 이제 본격적인 국제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전략”이라고 피력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2005년 IT 중복투자 방지를 통한 비용절감과 IT 버블 후 부실화된 코스닥의 정상화를 목적으로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1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코스닥시장이 특색 없는 2부시장에 안주하는 등 독점에 따른 비효율이 심화됐다는 것이 임 위원장의 설명이다.
임 위원장은 “당초 통합의 취지를 그대로 살리는 범위에서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지주회사로의 조직 개편을 추진한 것”이라며 “지주회사 구조 하에서는 각 시장 자회사의 IT 관련부문은 전산 자회사가 통합 관리하므로 각 시장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더라도 IT 중복투자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스닥시장이 많이 건전화되고 시장의 기반도 견고해진 만큼 이제 시장의 활력을 되찾고 코스피시장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관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주요 거래소들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단일법인 형태에서 M&A 등을 거치며 복수의 거래소를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코스닥 분리로 ‘묻지마 상장’이 재현될 것이라는 지적에도 “코스닥시장이 더 이상 ‘묻지마 상장’이나 ‘다산다사’의 형태로 운영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코스닥 상장 활성화는 아무 기업이나 상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을 잘 골라서 유치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상장차익 처리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는 정부로부터 독점적인 권한을 받아 수익을 얻어온 만큼, 그 수익이 누적된 상장차익이 전적으로 주주의 몫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법률적으로 상장차익의 일부 출연이 강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소의 상장은 어느정도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므로 상장차익의 처리 문제도 별도의 논의기구를 구성해 충분히 검토할 필요성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리성 강화로 인한 수수료 인상 등의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거래소지주회사가 상장된 이후에도 거래소지주회사 및 각 거래소 자회사의 수수료 책정 등에 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시장효율화위원회가 그 적정성을 심사한다”며 “과도하게 비합리적인 수수료 책정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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