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이 300억원 넘는 재산을 남의 명의로 숨기고 채무를 탕감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구속 기소됐다.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박 회장의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도 불구속 기소되면서 부자가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30일 채무자 회생 및 파산법 위반과 사문서위조 및 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박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부회장도 수십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박 회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인해 그룹 경영 상태가 악화되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부터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택을 제외한 전 재산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신원의 채무 5천400억원 상당을 감면받았지만 부동산 등 거액의 차명재산을 은닉하고 있었다. 여기에도 박 회장의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지만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은 면했다.
숨겨둔 재산은 2003년 워크아웃 종료 이후 경영권을 회복하는 데 썼다. 페이퍼컴퍼니인 광고대행업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 명의로 신원 지분의 28.38%를 사들였다. 박 회장은 부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 회사를 통해 회장 자리를 유지했다.
박 회장에게는 차명재산으로 주식 등 거래를 하면서 소득세와 증여세 25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당초 조세포탈로 고발된 박 회장을 수사하면서 사기파산·회생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7∼2011년 차명으로 재산을 숨기고 개인파산·회생 절차를 밟아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250억원 상당의 채무를 면책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300억원대의 주식과 부동산을 차명으로 갖고 있었으나 급여 외에 재산이 전혀 없다며 채권단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회생 사건 재판부에는 신원의 차명주주들 명의 면책요청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회장은 직원의 친인척 명의로 허위채권을 만들고 자신의 급여에 대한 압류명령을 받는 수법으로 급여를 계속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자택 역시 압류 직전 회사가 낙찰 받도록 한 뒤 공짜로 살았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회장의 차남이 2010∼2012년 신원 자금 78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빼돌려 주식투자 등에 써버린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2013년 횡령액을 전부 변제한 점 등을 감안해 아들까지 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회장 부자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박 회장은 자숙한다는 뜻에서 지난 13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고 구속수감됐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