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서 현장 직원 격려···확고한 경영 의지 전달
롯데그룹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달 26일부터 일본에 머물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비해 우호세력을 결집하는데 주력해온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40분경 대한항공 KE2708편으로 귀국했다.
신 회장은 먼저 국민들에게 고개를 90도로 굽힌 후 “먼저 국민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는 한국에서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주주를 위해서,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이라며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우리 그룹 기업들이 빨리 정상화 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한 “우리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발언을 마치고 공항을 떠나기 전에도 다시 한번 사과하며 허리를 숙였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을 이끄는 총수가 국민 앞에 세 번이나 고개를 숙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경영권 문제가 가족 간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한 것을 두고 악화되는 국민여론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또한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최근 국내에서 적극적인 여론전을 통해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뺏았다’고 주장한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한·일 롯데 경영권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구성 및 주주총회 날짜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상적 경영판단 능력보유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신 회장은 공항을 떠나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신 총괄회장을 찾았고 이후 아버지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 타워로 이동해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롯데월드타워 107층까지 직접 올라간 신 회장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후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완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현장의 근로자들에게 “한국의 랜드마크를 함께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안전시공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여러분이 짓고 있는 한 층 한 층이 대한민국 건축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격려하며 수박을 전달했다.
신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찾아 메르스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롯데가 앞장 서서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경제 활성화에 앞장 서겠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재계에서는 귀국 후 부친 면담이라는 아들로서의 의무를 다한 뒤 첫 공식일정으로 그룹 최대 숙원사업인 롯데월드 타워 현장을 찾는 경영행보를 보임으로써 그룹 경영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여론전으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신 회장이 현장 경영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여론전으로 돌파구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 전 부회장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