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스크린을 사로잡은 한 신인 여배우가 있다. 당시 영화 ‘인간 중독’에서 송승헌과의 완벽한 연기 호흡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임지연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데뷔한 후 첫 드라마에 도전한 임지연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상류사회’를 통해 대중들과의 간극을 좁힌 임지연을 최근 상암동 모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지연은 ‘상류사회’는 자신에게 비타민같은 작품이었다며 시원 섭섭한 종영 소감을 털어놨다.
“지쳐있던 와중에 제겐 비타민같은 작품이었어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에너지를 많이 쏟은 작품이었죠.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후련하기도 했습니다.”
임지연은 ‘상류사회’에서 가난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20대 이지이를 완벽히 소화했으며, 박형식과의 호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 연인이라고 착각 할 정도로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호평이 이어졌다. 평소에 절친인 박형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되게 좋았어요. 너무 친한 사이다보니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고요. 저보단 동생이지만 연기 후배 입장에서 배울 게 많아서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지이와 창수(박형식 분)가 연애하듯 더 뻔뻔하게 연기했죠.”
극중 지이는 임지연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 때문에 처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 이질감을 느낄 까봐 걱정했었다고.
“지이와 저는 성격적으로도 비슷하고 나이대도 비슷한 캐릭터예요. 그래서 처음부터 나로써 출발하자고 생각했어요. 좀 편했고, 자연스럽게 연기했습니다. 물론 부담도 있었어요. 기존의 제 이미지가 데뷔작부터 워낙 강하다보니 지이라는 캐릭터에 이질감이 있을까봐 걱정했어요. 다행히 좋게 받아들여주신 것 같아요.”
임지연은 지난해 영화 ‘인간중독’으로 범상치 않게 데뷔했다. 그리고 그해 대종상 신인상과 함께 여우주연상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대중들에게 아로 새겼다. 그에게 “1년만에 이렇게 많은 작품 활동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우문현답이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빨리 여러 작품을 할지는 몰랐는데 나름대로 꾸준히, 성실하게 했더니 작품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아직 전 걸음마를 갓 뗀 신인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아직은 제가 성공했다는 걸 모르겠어요.(웃음)”
대답은 그랬지만, 사실 ‘일약 스타덤’이라는 말이 요즘 가장 잘 어울리는 임지연이다. 이 때문에 본인에게 느껴지는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클 터. 그는 “연기에 대한 생각들이 신중해지는 건 있어요. 진짜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배우다보니 작품을 하면서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그 분들 생각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해요. 배우분들과 감독님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보답하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예요”라며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을 보였다.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대중들에게 어필한 임지연. 본인에게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제가 얼굴이 조각 미인은 아니지만 여러 각도에서 보면 다양한 얼굴들이 있어요. 상황에 따라 다르죠. 그게 배우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올해로 스물여섯인 임지연은 어렸을적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그리고 한국종합예술학교에 다니면서 연기를 전공했고,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다소 늦은 나이의 데뷔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지연은 되려 고개를 저었다.
“전 오히려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데뷔했다고 생각했요. 학교를 다니면서 공연도 해보고 싶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좋은 소속사에 들어가서 데뷔를 하게 됐어요. 데뷔한지 1년 반도 안됐고, 이런 모든 상황들이 환경적으로 바뀌다보니 아직은 얼떨떨하기만 해요.”
배우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임지연에게 가장 하고 싶은게 무엇이냐 물었다. 임지연은 “20대 때 연애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누군가를 좋아해본 것도 오래 되 것 같아요.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연애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웃음)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어요.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기면 하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연애를 하고 싶으며, 또래 친구들과 맛있는 걸 먹고 수다를 떠는 걸 좋아하는 천상 20대 여자다. 절친인 유이와 함께 만나서 수다도 떨고 맛있는 걸 먹으면서 우정을 쌓고 있다. 그런 소소한 재미를 느끼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임지연은 또 다시 스크린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일본 원작인 영화 ‘키 오브 라이프’를 통해 유해진, 이준과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 때문에 “설레는 단계”라고 들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천상 ‘여배우’ 임지연의 향기가 묻어 난다.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비열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제 얼굴이 못된 이미지의 얼굴이 아니거든요. 저만의 색깔로도 하면 참 재밌을 것 같아요”라며 ‘천하의 악녀’ 캐릭터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또 롤모델은 누구냐는 질문에도 당돌한 대답을 내놨다.
“롤모델을 정하면 습관적으로 캐릭터를 만날 때에 상상했던 롤모델처럼 따라하게 되더라고요. 내 색깔을 잃어버릴 것 같았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은 너무 많지만, 아직은 없어요. 이제 곧 꿈에 그리는 롤모델이 생길 것 같아요. 함께 호흡하고 싶은 배우요? 이정재 선배님이요.(웃음) 팬으로써도 너무 좋아해요. 나중에 바탕이 되고 경험이 쌓이면, 꼭 한 번쯤은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일 것 같아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것. 임지연이 가장 바라는 배우의 이상향이다. “한가지 색깔의 배우가 아니라 다양한 색깔이 있고, 무궁무진하면서도 알 수 없고 대체불가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신만의 길을 닦으며 입지를 굳혀가는 여배우 임지연. 그가 생각하는 배우란 무엇일까. 그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계속 공부해야하는 것 같아요. 연기가 즐겁고 행복해서 하고 싶었으면 좋겠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요. 배우라면, 제가 선택한 직업이라면 행복하고 항상 즐겁게 하는 게 목표예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지만 앞으로도 그런 배우를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특유의 시원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건넸다.
“처음으로 안방에서 저를 보셨을 때 ‘어디서 튀어나왔지?’라는 생각을 하셨을텐데. 저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지이처럼 긍정적으로 낙천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배우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만족을 모르는 배우다. 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되, 자만하지 않으면서 포기할 줄 모르는 도전정신이 있다. ‘외유내강’이란 표현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강한 여배우 임지연. 최근에는 ‘섹션TV 연예통신’에서 안방마님 자리에 앉으며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그가 첫 걸음마를 시작한지 불과 1년 반.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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