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이후 가계부채 증가 등 역효과
하반기 경제 살리기 위한 구조개혁 지지부진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 세계적 경기 둔화 현상이 이어짐에 따라 경기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최 부총리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회의에서 “성장률 및 세수를 현실에 가깝게 보수적으로 전망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치인 성장률 3%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던 그간의 모습과는 다르다. 무리한 목표치 설정이 잇단 대내외 악재들과 합쳐져 자칫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해칠 수 있다는 평가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는 올 경제성장률 전망을 3.1%로 고수해왔다. 반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8일 한국의 올해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수요 둔화와 일본 제품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에 예측한 3.1%에서 2.8%로 낮췄다. 이밖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 LG경제연구원은 2.6%로 성장률을 예상한 바 있다.
최 부총리가 취임할 당시 ‘초이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이렇지 않았다. 그의 정책은 과감함과 신속함이 동반된 승부수였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규제개혁과 대규모 재정확대 정책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충분해 보였다.
부동산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주가 역시 박스권에서 벗어나 2300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나 내수 활성화 조짐을 보이자 최 부총리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에 나섰다.
‘초이노믹스’로 경제는 살아나는 듯 보였으나 올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꺾이고 말았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불가피했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경제 쌍끌이를 기대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가계부채 확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재정건전성 악화를 초래했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러하자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단기 부양책은 한계가 있다며 중장기적인 계획이 뒷받침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정부 역시 구조개혁을 통해 하반기 경기 반등을 노려보겠다는 생각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구조개혁의 핵심인 노동개혁의 성과가 더딘 탓이다. 저조한 임금피크제 도입률과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최 부총리의 고민을 더 깊어지게 하고 있다.
그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하반기가 4대 구조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며 ‘올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인’이라는 단어는 사태의 시급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6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며 4대 개혁 추진에 힘을 보탰다.
정부는 반드시 성과를 끌어내 경제 활성화와 함께 상반기의 좋지 않았던 평가를 뒤집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초이노믹스’와 이번 정부의 명운이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의 성과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종=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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