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5곳 이상 임금피크제 도입노동계·정치권 시각차 조정 관건
국내 대기업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을 대비해 임금피크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임금피크제 도입은 노동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비롯해 고용안정, 청년고용 확대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30대 그룹 계열사 378곳 중 212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임금피크제 도입률 56%를 기록했다. 이는 378곳 중 177곳(47%)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6월말에 비해 35곳이 늘어난 것이다.
내년 60세 정년 연장을 앞두고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데다, 정부에서 각종 지원책 등을 발표하며 임금피크제 도입을 독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내년 1월 1일부터 그룹 내 81개 모든 계열사에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임금은 기존 정년 다음 해부터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10%씩 매년 줄어들고 그간 55~58세 기준으로 계열사별로 차이를 보였던 정년 역시 정부 정책에 따라 모두 60세로 연장한다.
롯데 계열사 가운데 롯데제과와 롯데건설, 롯데푸드 등은 이미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했으며 롯데홈쇼핑과 롯데상사, 대홍기획 등은 올해부터 정년 60세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포스코도 기존 만 58세 정년 기준으로 한 임금피크제 적용범위를 확대해 내년부터 정년을 60세로 2년 연장하며 임금피크제를 확대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포스코의 56세 직원은 기존 임금의 90%, 57세는 80%, 58세부터는 70%를 받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이 같은 방식의 임금피크제와 정년제를 다른 계열사에도 일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도 각각 내년부터 모든 그룹사 임직원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전면 또는 단계적 확산 시행을 결정했다.
이밖에 LG그룹을 비롯한 한화그룹, GS그룹, SK그룹 등도 주요 계열사가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일부 그룹은 노조와의 협의를 남겨둔 상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대기업에서 더 나아가 중견·중소기업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재정·세제 지원, 우수사례 발굴·공유, 현장밀착지도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여당은 임금피크제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201억원 증액된 521억원 반영키로 했다. 대기업과 정부가 50%씩 부담해 최대 3년간 3억원을 지원하는 상생서포터즈 청년창업프로그램 예산도 200억원 신규반영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동계 전반적으로는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며 장년 노동자의 임금 삭감으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여야 간 시각차도 임금피크제 정착의 변수다. 새누리당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이 경제활성화에 효과적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제도만으로는 실질적 일자리 확대가 어렵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대기업의 이익 양보 등 사회적 타협을 통한 일자리 확대를 제안했다.
따라서 노동계와 야당의 입장변화가 임금피크제 확산에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러 이해 관계자의 운명이 걸린 사안인 만큼 여당과 야당, 경영계와 노동계 등이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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