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글로벌 경제위기 초래냐 올해말 경기 회복세 전환 연착륙
중국 경기둔화 여파가 신흥국을 쓰러뜨릴 파급력을 가져 글로벌 경제 위기로까지 이끌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올해 말 회복세로 돌아서 연착륙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은 이미 예측 불가능했던 차이나쇼크를 받아 일부 내성이 생긴데다 최근 신용등급 상승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크지만, 중국의 경기둔화 자체가 지닌 부정적 경제효과도 여과 없이 흡수하면서 아직 중국경제 동향이 최대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 중국경제, 엇갈린 시선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해외 전문가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관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다. 이를 둘러싼 양측의 상반된 주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는 예측 가능했던 일”이라며 “다만 그 영향으로 예상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서 몇 차례 중국의 저성장이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미 수출 여건 악화로 신흥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자본 유출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경기둔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견해다.
반대 의견도 나온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은 21일 한 방송에 출연해 “중국의 성장이 둔화됐지만 미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지는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에도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연설이 24일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화 정책과 관련된 주제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그의 생각이 드러날 전망이다.
옐런 의장은 9월 FOMC 정례회의 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10월에도 금리인상은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3일 중국경제의 부진이 올 4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면서 올해 4분기부터 중국 경제는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6.8%로 예상했다.
◇ 식지 않는 중국 리스크···한국경제 최대 위협
중국의 경기 둔화 조짐이 하나 둘씩 경제 지표로 표면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으로 표현되는 PMI 지수를 봐도 그렇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과 영국 시장정보업체 마킷은 9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0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9월 PMI는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주력국인 G2의 제조업 경기 악화는 뼈아프게 다가온다. 미국의 이달 PMI도 53.0으로 2013년 10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G2, 특히 중국의 PMI 하락은 세계 제조업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부진과 유가 하락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 매출액도 급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대기업 제조업 매출액은 전기대비 5.7%감소했다. 2003년 이후 47분기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이처럼 중국리스크가 한국경제에 최대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은 인상 시기와 파장이 어느 정도 가능한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리 예측이 어렵다는 데 있다.
중국경제의 예측 불가능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이자 충격이다. 앞서 진행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 때도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부 목표인 7%에 못 미치는 6.9%로 전망했다. 외부 기관이 아닌 중국의 국영 연구기관이 성장률을 7% 아래로 내렸다는 것은 성장둔화를 인정한 셈이다.
정부도 중국리스크를 의식해 내년도 예산안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중국의 경기둔화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줄고 신흥국 시장불안이 확대되는 등 직간접적으로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수출품목의 고부가가치화, 기술혁신, 서비스 수출 확대, 한·중 FTA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활성화 등으로 중국 경제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이승재 기자 russa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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