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불합리한 금융약관 시정키로
금융거래기준 미비 분야 표준약관도 제정
또 금융사들이 금융상품 관련 수수료나 지연이자 등에 관한 내용도 약관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한 금융약관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거래 기준이 미비해 민원이 많은 분야를 중심으로 표준약관을 제정한다”며 “이를 통해 잘못된 금융거래 관행을 바로잡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합리한 금융약관, 전면 시정된다
그간 금융회사들은 약관상의 ‘모든’, ‘여하한’, ‘어떠한’ 등 포괄적 표현을 근거로 고객의 귀책사유가 아닌 손해까지 책임을 부담하게 했다. 또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해 의무를 부과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금감원은 고객에게 의무를 부과하고자 하는 경우 그 범위와 내용을 약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토록 한다.
수수료 부과방식, 지연이자 등이 약관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고객이 예측하기 어렵고 금융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 또는 변경할 수 있는 경우도 시정된다.
앞으로는 수수료 등의 구체적인 부과기준과 내용을 약관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아울러 우대금리가 미적용 되는 경우 고객에 미충족 사유 등 관련 사항을 개별 통지해야 하며,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신용이 악화되거나 담보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에 한해서만 추가 담보 요청이 가능토록 개선된다.
고객의 의사 표시 방법은 서면 등 특정 방법으로 제한하는 표현을 약관에서 삭제해 온라인 등을 통한 의사표시가 허용된다.
상호금융사의 변경사항을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의 기한이익상실 시기가 개선된다. 즉 상호금융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 등 타 권역과 동일하게 이자 납부 약정일로부터 2개월 경과 후 기한이익이 상실되도록 개선된다. 단 분할상환금은 3회 연체 시부터 적용된다.
또 사전통지 기간을 은행 등 타 권역과 동일하게 7영업일 전으로 연장해 고객이 대응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토록 하게 된다.
신협과 산림조합은 예탁금 중도해지 시 이율 적용을 개선한다. 조합의 상계권 행사에 따라 만기 전에 예탁금 등을 중도해지하게 되는 경우, 약정이율을 적용해야한다.
보험의 경우 먼저 일부 상품 손해율 인하 등을 위해 주계약과 연관성이 낮은 특약을 의무가입 해야 했으나 이를 개선, 소비자가 연관성이 없는 특약은 판단해 선택하게 된다.
보험계약 해지 시 선납보험료에 대한 이자가 고객에게 전액 반환돼야 함에도 반환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이를 시정키로 했다.
이에 해지 환급금 지급 시 선납보험료뿐만 아니라 선납보험료에 대한 이자도 포함해 지급도록 개선된다.
이 외에도 퇴직연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을 경우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약관에 명시되며, 약관에 퇴직연금 계약이전 시 처리절차와 처리기한을 명시해 처리기한 경과시에도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개선키로 했다.
◇금융거래기준 미비 분야의 표준약관도 개정
그간 변액보험은 자산운용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 결정되는 등 일반보험상품에 비해 구조가 복잡했다.
또 회사별 상이한 변액보험약관 운영체계와 기술방식 등으로 소비자 이해도가 낮아 민원이 다수 발생했다.
금감원은 이를 소비자가 변액보험의 상품구조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약관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용어와 내용에 대한 설명을 대폭 확대하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만화 캐릭터, 삽화 등이 포함된 요약설명서도 함께 제작해 설명자료로 제공키로 했다.
자동차대출(오토론)의 경우 회사별로 개별 약관을 사용해 약관마다 내용이 다르고 소비자 보호장치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자동차대출 상품에 대한 여전사와 고객의 권리·의무 관계를 정비해 표준약관을 제정키로 했다.
먼저 대출금, 이자, 수수료, 대출기간, 상환방법 등 대출계약 주요 사항에 대한설명 의무가 강화되고, 대출계약시 금융소비자에게 ‘저당권 해지대행 요구권’ 부여와 담보대출이 완제됐을 경우 저당권 말소 관련 안내 등이 추가된다.
선불(기프트)카드 표준약관도 제정된다. 영업점, 콜센터, 홈페이지에서 기프트카드의 잔액확인과 환불이 가능함에 약관에 명시되고 홈페이지 안내 사항도 강화된다.
금감원은 이 같은 방안을 위해 금융업권별 TF를 구성, 올해 중 약관 제·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원장보는 “이 같은 방안으로 아직도 남아있는 불합리한 금융약관이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됨으로써 국민들이 금융거래 과정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변액보험 등 그동안 거래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민원이 많았던 분야도 표준약관이 제정됨으로써 관련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사례가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secrey97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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