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동양 지분 추가 매입···지분율 7.05%㈜동양, 법정관리 조기졸업 임박···M&A 시장서 관심↑‘레미콘 맞수’ 삼표 견제 목적이라는 분석도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지난 9월8일부터 한 달간 모회사인 유진기업과 금융계열사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동양의 지분 각 0.92%와 0.46%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그룹은 지난 8월말에도 두 회사를 통해 ㈜동양의 지분 1345만5646주(5.67%)를 장내 매수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유진그룹의 ㈜동양 지분은 1674만1915주로 늘었으며 지분율도 7.05%로 올랐다. 또한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지분 3.03%를 보유해 동양의 최대주주였던 동양레저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유진 측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이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동양이 지난달 동양시멘트 매각을 마무리짓고 삼표로부터 잔금을 받았기 떄문에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양은 동양시멘트 매각을 통해 얻은 초과 수익 6700억원을 조기변제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래 동양매직, 동양파워 등을 잇따라 매각함으로써 채무금액인 7100억원 중 4100억원을 변제했다. 올해는 동양시멘트 매각대금으로 남은 채무를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유진그룹이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동양의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양은 법정관리 조기졸업이 임박한 것으로 점쳐지면서 M&A 시장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안에 채무변재를 끝내면 5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자산도 보유하게 되는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는 평이다.
물론 ㈜동양에 뚜렷한 최대주주가 없어 법원이 별도의 매각 절차 없이 법정관리를 마무리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과제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이 분쟁에서 자연스럽게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유진기업은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도 소수 지분으로 경영권까지 확보한 바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레미콘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삼표와의 경쟁관계도 유진그룹의 지분 매입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시멘트 인수를 성사시킨 삼표는 원자재인 시멘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콘크리트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삼표가 레미콘 시장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진그룹이 동양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레미콘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삼표를 견제할 수 있고 업계 선두자리도 유지하게 된다.
이와 함께 유진그룹이 조만간 펼쳐질 쌍용양회 인수전에 참가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유진그룹은 앞서 진행된 동양시멘트 본입찰에도 참가한 이력이 있어 쌍용양회의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
다만 최근 쌍용양회의 공개 매각 추진 과정에서 채권단과 2대주주 태평양시멘트 사이의 법정분쟁이 변수로 떠올라 유진그룹이 또 다시 경쟁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시멘트 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대신 보다 안정적인 레미콘 부문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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