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家 인사 한데 모여 화합 자리 연출기념 음악회·기념 학술포럼 연이어 개최5년 전 삼성家 호암 100주년 행사와 비슷
고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범현대가(家)가 한때의 분열로 어지러웠던 과거를 씻고 창업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다시 모인다. 아산 100주년을 기점으로 범현대家가 새로운 화합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산은 1915년 11월25일 강원 통천군에서 태어나 맨주먹으로 현대그룹을 일군 세계적인 경영 자로 꼽힌다. 2001년 3월 21일 타계했다. 오는 25일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아산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는 장자그룹인 현대차그룹에서 총괄한다. 현대차그룹이 주도적으 로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를 구성했고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 룹, KCC그룹, 한라그룹 등 범현대가 방계사 대표들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정 위원장은 평소 소신이던 ‘도전정신, 창조, 국가사회 기여’를 적극적으로 실천했던 아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 다.
기념사회업회는 아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아산 100년, 불굴의 개척자 정주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아산의 생애와 가치관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도록 기념식·학술심포지엄·음악 회·사진전을 11월 중 차례로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행사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음악회에는 정몽준 아 산재단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회 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범현대家 인사들이 총출동했 다.
이들은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 로비에 모여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범현대家 인사들이 집안 제사 가 아닌 외부 행사에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아산의 10주기 추모 음악회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음악회는 드레스덴 관현악단 수석객원 지휘자를 겸하고 있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 로 유럽 명문 드레스덴 국립 관현악단이 연주했다. 음악회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2번과 3번이 연 주됐는데 특히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은 아산의 삶을 기리기 위해 선곡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토벤 교향곡 3번은 장대함과 강렬함이 특징인데 이는 역경을 극복하고 지치지 않는 새로운 도전으로 유에서 무를 창조했던 정 명예회장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이유로 선곡됐다는 후 문이다.
23일에는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아산 그 새로운 울림:미래를 위한 성찰’을 주제로 한 학 술심포지엄이 열린다. 학술 심포지엄은 아산의 리더십과 철학을 현재는 물론 미래에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척정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산의 정신을 재 조명한다.
대표 행사인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은 아산의 생일 전날인 24일 오후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기념식에는 정·재계 및 학계, 사회단체, 가족, 범현대가 계열사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 운데 아산의 생애를 기리는 회고사, 아산의 정신과 성취를 담은 기념영상을 통해 아산을 회고할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이다.
학술 심포지엄과 기념식이 잇달아 개최되는 하얏트호텔에서는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맨손으로 세계적 기업을 일궈낸 아산의 생애와 인간적 면 모 등이 사진으로 재구성된다.
이와 별도로 대북 사업을 진행해 온 현대그룹은 아산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금강산에서 개 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두 차례에 걸친 아산의 소떼 방북 이후 금강 산 관광길이 열린 점 때문으로 추측된다.
현대그룹은 이를 위해 관계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평양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 도 논의됐지만 시각이 촉박해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그룹이 추진하는 금강산 행사는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 인사 이외에 현대차그룹이나 현 대중공업그룹 등 다른 범현대가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사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기념 행사를 통해 한국 경제 태동기에 발현된 아산의 개척자 정 신이 21세기에 주는 의미를 재조명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 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과 함께 한국 경제계의 두 거목으로 꼽히는 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지난 2010 년 2월 탄생 100주년 행사를 치른 바 있다. 당시 삼성그룹도 음악회, 국제학술포럼, 기념식 등의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호암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은 호암아트홀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포함한 삼성가 인사들 을 비롯해 CJ, 한솔, 신세계 등의 사장단과 임직원, 정관계·학계·재계·문화예술계 인사 등 이 참 석했다. 기념식은 사업보국, 인재제일, 문예지향, 백년일가, 미래경영 등 5개 테마로 진행됐다.
특히 ‘백년일가, 마음에 새기다’ 순서에서는 유가족 대표로 이건희 회장이 직접 감사 인사를 전 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선친께서 우리 사회가 기억하는 큰 이정표를 남기신 것은 오로지 국민 여러 분과 사회 각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선친의 유지를 변함없이 지켜나갈 수 있도 록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베풀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