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관악구 갈등에 실시협약 지연서울대측 정치적 부담에 ’진퇴양난’ 분석캠퍼스 이전 무산땐 집단소송 등 후폭풍
실시협약 지연 등으로 장기표류중인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시흥시와 관악구간 힘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청약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라 등 건설사들의 홍보내용처럼 교육특화 단지의 위상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법적 근거 ‘실시협약’ 지연 =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배곧신도시 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위한 법적인 근거가 되는 실시협약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9월에도 시흥시측은 실시협약 체결을 기대했지만 당시 서울시측은 시흥시와 경기도,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유관 기관들은 다각적인 검토를 해 추진하자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시흥시측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반대와 힘싸움으로 얽히면서 서울대측이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카드였다는 게 일부 시장의 시각이다. 실시협약은 서울대와 시흥시, 한라가 100%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3자가 모두 서명하는 협약으로 배곧신도시 캠퍼스에 들어설 시설의 규모와 종류가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실시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기본협약을 체결한 이후 서울대와 시흥시가 아직도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않아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이 와중에 또다른 복병까지 등장했다. 다름 아닌 서울대가 속해있는 지자체인 관악구와 주민들이 일부 학생과 병원 등의 시흥 캠퍼스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
캠퍼스나 병원이 이전하면 가뜩이나 로스쿨 등으로 한산해지고 있는 고시촌 등이 더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관악구를 포함해 관악구 지역구 의원들까지 나서 반대의견을 내는 등 직·간접적으로 서울대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구 의원실은 병원은 물론 일부 학과, 초·중·고교 설치 역시 알려진 사실과 달리 설치나 이전이 사실상 불가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흥시와 입주민들의 기대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RC캠퍼스 문제 등 난제 많아 = 일부 학생이나 교수들의 반발도 골칫거리다. 일부에서 서울대의 정체성 문제를 들고나와 여전히 캠퍼스 이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임 총장이 학생회측과 학년이나 단과대 이전을 하지 않겠다고 약조한 것으로 알려져 현 성낙인 총장의 운신의 폭이 훨씬 좁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숙형 대학(RC)캠퍼스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한라 비발디 등 시흥 지역 아파트 분양자들은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와 같이 학년이 통째로 기숙생활을 하는 등 RC프로그램을 기대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서울대측은 RC캠퍼스에 콘텐츠를 먼저 고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송도 연대국제캠퍼스와 같은 대거 이전이 아닐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배곧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다. 이들은 배곧신도시 내 아파트 신규 분양 광고에 ‘서울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배곧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들은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이전 확정된 듯한 내용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 인근 시화공단 일대에는 ‘서울대’가 새겨진 분양 광고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 입주민이나 청약자들의 기대감 수준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혹여 서울대 캠퍼스가 무산되거나 계획보다 축소된 체로 진행할 경우 입주민들의 집단소송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2만2000여가구 입주·청약자 불안 = 배곧신도시에는 모두 2만1541가구가 들어선다. 이 가운데 ‘호반베르디움 센트럴파크 1차’ 1414가구와 ‘SK뷰’ 1442가구는 지난 7월 입주했다.
5400여가구의 ‘한라비발디 캠퍼스 1·2’차는 모두 판매됐다. ‘한라 비발디 3차’ 1300여가구도 평균 2.15대 1의 경쟁률로 순위내 마감됐다.
시흥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시흥캠퍼스 이전을 위해 범 정부부처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 시흥캠퍼스에 어떤 콘텐츠를 담을지가 중요하다. 내년 착공과 2018년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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