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두산 등 대기업 진출 본격화불확실성 커 기존 업체 수성 안간힘M&A·IPO통해 규모의 경제도 신경강력한 리더십과 오너 역량 키워야
지난 1년 동안 어느 해보다 힘든 시기를 보낸 유통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1년을 맞이한다.
유통업계에는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의 해가 상당히 어려운 시기였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를 비롯해 갖가지 악재가 앞길을 가로막았고 침체된 내수경기로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이에 유통업계는 2015년을 교훈 삼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에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계기로 지속되는 저성장을 반전시키겠다는 것. 특히 유통업계는 오너 일가의 전면 배치와 다양한 전략을 통한 혁신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
먼저 2015년에 이은 M&A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M&A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핵심사업과 신사업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2015년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메가 빅딜’을 단행했고 CJ그룹은 케이블방송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했다.
올해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인데 업계에는 추정매각가 3조원의 코웨이를 비롯해 킴스클럽, 동부익스프레스, 대우로지스틱스 등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중 생활환경가전기업 코웨이는 내년 M&A 시장의 대어 중 하나로 코웨이 인수전에는 GS리테일과 SK네트웍스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킴스클럽 잠재인수 후보군으로는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기업이 꼽힌다.
2016년에는 굵직굵직한 유통업체들이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호텔롯데와 용평리조트, 대림씨엔에스 등 3곳이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와 해태제과,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JW생명과학 등도 IPO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통업계 2~4세들이 이런 굵직굵직한 현안을 앞둔 시점에서 경영 전면에 포진하고 있어 이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신세계그룹이다. 1968년생 원숭이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미 회사를 총괄하는 상황에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승진을 통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면세점 사업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약 3개월 전부터 면세점 태스크포스(TF)에 합류했고 HDC신라면세점의 경우는 범현대가와 삼성가의 2·3세 경영인이 손을 잡았다.
두산그룹은 내년 상반기 개장 예정인 면세점 유통사업 부문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에게 맡겼다.
여기에 삼성그룹의 맏딸인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과 이부진 사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도 경영 능력을 평가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1980년생 원숭이띠인 임상민 대상그룹 상무와 박경진 진주햄 부사장 등도 눈에 띈다. 허진수 SPC 부사장과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 부사장, 김상헌 전 동서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종희 전무,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전무 등도 오너가 3세로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유통업계의 핵심 축 중 하나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업계는 도심·교외형 아울렛, 복합몰, 창고형 할인매장 등 다양한 포맷의 매장으로 성장동력을 마련 중이다. 게다가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서비스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등 새로운 유통 트렌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내 화장품업계와 식품업계 등은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비 위축,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는 장기 사업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며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한류 열풍에 힘입어 K-뷰티로 인기를 얻고 있는 화장품업계는 중화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저가 업체들도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식품업계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수출을 추진한다. 이들은 8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은 물론 세계 식품 시장의 16%를 차지하는 할랄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2016년 한 해 동안 다양한 전략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몰 역시 2015년 성장을 바탕으로 중국 고객 유치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머니 파워가 온라인 쇼핑몰에 이미 작용하고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성숙 시장에 접어든 아웃도어업계와 홈쇼핑업계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라이프스타일과 고객의 니즈에 맞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호재보다 악재가 많았던 2015년부터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2016년은 유통업계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변화에 무게를 두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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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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