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숙 대표 “커피와 떡도 잘 알지만 정(情)의 소중함 더욱 잘 알아”
그 중에서 ‘대구의 맨해튼’ 범어네거리와 인접한 범어동은 회색빛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런 곳에 대구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난 떡집이 있다.
옛날 시골 방앗간처럼 동네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디저트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친다.
수성구 마을기업 ‘콩지팥지’다. ‘콩(커피)을 알고 팥(떡)을 안다’는 의미가 담긴 이름이다. [편집자 주]
떡이 맛있기로 소문난 곳인데 가게 분위기는 떡집이 아니다. 개성 만점의 인테리어와 소품 하나하나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콩지팥지’는 가족 뒷바라지에 청춘을 바치고 어느 날 열불(?)이 난 아줌마가 오기로 차린 가게다. 바로 이원숙(사진·52) 대표다.
“20여 년을 주부로만 살던 내가 떡집을 차린다니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를 하더군요. 마음먹은 지 석 달 만에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한 번 두고 보자는 심정으로.”
전업주부 시절 이 대표는 틈틈이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한식과 양식, 커피, 제빵제과 등 기회가 생길 때마다 배웠다. 그러다 만난 것이 떡이다. 떡의 매력에 푹 빠져 창업을 결심하고는 전국의 유명한 떡집을 돌았다.
친환경과 유기농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재료값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최고의 떡을 만드는 일에만 집중했다. 이내 단골이 생기고 매출도 수직 곡선을 그렸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금세 입소문이 났다.
이 대표는 더 큰 욕심이 생겼다. 마을기업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는 “매출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수록 ‘떡집 아줌마’로만 끝나는 것이 싫었다”며 “우울증 등 마음에 병이 많은 중년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봉사를 하고 싶어 마을기업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마을기업이 되면서 가게는 더욱 활기를 띠고 매출도 늘어났다. 먼 곳에서도 손님이 찾아오고 행정기관과 금융기관 종합병원 등의 단체 주문도 많아졌다.
떡 맛의 비결을 물었다.
“베테랑 주부들이 내 자식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좋은 재료로 만드는데 맛이 없을 수 있나요.”
대구를 대표하는 건강한 전통 간식으로 된 선물세트를 만들고 싶다는 이원숙 대표.
전업 주부에서 잘 나가는 사업가로 변신한 그의 창업 신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대구 최태욱 기자 tasigi72@
뉴스웨이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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