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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NW인터뷰]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등록 2016.01.20 06:00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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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기사의 사진


한국판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영화 ‘오빠생각’. 영원불멸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는 노래가 아이들 그리고 전쟁과 만나 좀더 특별해졌다. 그리고 그 반짝이는 특별함의 가장 한 가운데 고아성이라는 배우가 있다.

전쟁의 황폐함과 상처속에서 마치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 수녀를 연상케 하듯 맑고 밝은 미소를 가진 박주미(고아성 분). 어쩌면 ‘오빠생각’은 이 박주미 캐릭터가 없었으며 쓸쓸하고 황폐한 전쟁터와 아이들의 노래의 연결 고리를 잃고 허공에 부유했을 수 있다.

그만큼 고아성은 그간 다양하게 쌓아온 필모그래피를 토대로 은은히 빛을 발하며 ‘오빠생각’을 순수한 결정체로 완성해준다.

그런 그녀를 1월 어느날 삼청동 작은 카페에서 만났다. 마치 2층 다락방을 연상케 하는 카페와 싹둑 자른 단발에 심플한 블라우스 차림의 고아성은 썩 잘 어울렸다. 영화 ‘오빠생각’속 박주미와 배우 고아성이 서로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스며들었던 것처럼.

영화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감동대작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평단과 관객의 평은 썩 좋은 편이다. 실제로 고아성 그녀는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기사의 사진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게 잘 나왔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합창 장면 잘나왔다. 영화 들어가기 전 시나리오를 읽고 3~4일이 지났는데도 잔상이 남더라. (합창 장면을) 현장에서 보고 싶다는 욕심에 작품에 합류하게 됐어요”

고아성이 연기한 박주미는 시대의 전화기에 신교육을 받은 모던여성이다. 처음 보는 남자에게도 환한 미소와 당당히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할 수 있는 여자다.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지만 내면으로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는 연약한 여인 박주미는 고아성을 통해 더 순수하고 맑은 결정체로 완성됐다.

혹자는 주미라는 여인이 너무 판타지적이지 않느냐고 꼬집는다.

“한상렬(임시완 분)이나 갈고리(이희준 분) 등 다른 인물들 보다 구분 돼 보이는 건 맞다. 특히 전쟁터 속에서 주미의 밝고 천진한 모습이 괴리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힘들다고도 얘기할 줄 아는 매우 인간적인 친구다. 그런점에서 주미 캐릭터가 가슴에 들어왔다. 주변의 상처를 지닌 이들을 위해 밝게 웃을 줄 아는 여자가 바로 주미다”

“이한 감독님의 (영화)코드를 좋아한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 전작들을 보면 잔잔하고 영상미가 예쁘고 따듯한데 날카로움이 있다. ‘오빠생각’은 굉장히 힘든 시기에 ‘희망’의 싹을 표현하고 우울한 상황에서 일말의 유쾌함을 드러낼 줄 아는 이한 감독님만의 잔잔함이 잘 표현된것 같다”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기사의 사진


고아성의 이런 신뢰감은 영화를 통해 그대로 투영된다.

“실제로는 그렇게 밝은편이 못된다. 그런데 ‘오빠생각’하면서 주미처럼 바뀌었다. 그런데 최근 알게 된 사실인데, 이한 감독님이 박주미 캐릭터를 쓸때 평소 제모습을 각하며 쓰셨다고 하더라. 저도 모르는 저의 숨은 모습을 감독님이 봐주신 것 같다. 내 숨은 모습을 발견해 줘 감사하다”

“그런 발견이 연기자들만이 느끼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잘 몰랐던 내모습을 발견하거나 혹은 마주치기 싫은 그런면도 끄집어내면서 괴롭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흥미진진하다. 영화 ‘오피스’ 촬영할 때 극중 미래는 내면이 나약하고 열등감 많은 사람이었는데 내안의 무수히 많은 열등감과 마주하면서 마냥 반갑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내모습을 잘 끄집어내는 과정이 그리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배우의 숙명같다”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기사의 사진


고아성 그녀가 주목했던 영화속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합창이다.

“‘고향의 봄이’ 가장 아름다웠고 기억에 남는다. 유명한 노래고 어렸을적 자주 부르던 노래인데, 촬영장에서 아이들 연습하는 모습에도 뭉클하더라. 아이들이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은 어떨까 궁금했다. 우리 영화는 감정을 극한으로 몰고 가지는 않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다. 그런데는 아이들의 공이 크다”

그간 강렬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해온 탓에 고아성이라는 배우에게 생긴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다. ‘오빠생각’을 통해 이미지 반전에 성공했다.

“제가 워낙 독특한 것에 끌리긴 한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그런(강렬한) 작품, 역할을 많이한것 같다. 그래서 박주미 캐릭터가 더 새로웠다. 물론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역할이지만 지금까지 작업과는 달라서 즐거웠다. 전쟁이 일어나던 시대를 배경을 하기 때문에 꽃같은 홍일점으로 보일까 피하고 싶었다”

“예쁜 여성보다는 그 시대 드문 당당한 여성상을 원했다. 해서 생머리에 거의 화장안한 수수한 메이크업으로 뻔한 캐릭터를 피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워낙 어두운 분장을 해서 그런지 제 얼굴이 유난히 하얗게 도드라져 보이더라. 그간 영화에서 보던 제 모습과 너무 달라 저도 낯설었다”(웃음)

‘변호인’ ‘미생’으로 연속 흥행홈런을 친 임시완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임시완은 근사한 배우다. 그런 배우와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임시완 배우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다. 그런 면이 새로웠다. 장면들이나 감정을 다룰 때 이성적으로 판단하곤 하더라. 저는 그 동안 이성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배웠다”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기사의 사진


임시완을 이성적인 배우라도 평하는 사람은 아마 고아성이 최초가 아닐까 짐작된다. 보다 구체적인 그녀의 느낌이 궁금했다.

“배우들은 보통 자기 역할에 몰입하곤 한다. 그래서 전반적인 영화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임시완 배우는 앞뒤 씬 고려하면서 머릿속에 모두 그리고 있더라. 현실적으로 장면을 다루는 점이 새로웠다”

묘하게 고아성은 전작인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아이돌 그룹 출신의 배우 이준과 호흡을 맞췄다. 연달아 아이돌 가수 출신의 남자스타들과 호흡, 비교안 할 수 없다.

“이준 배우와는 부부 연기를 했다. ‘오빠생각’은 러브라인이 거의 없어서 비교하기가 좀 그렇다. 한 가지 두 배우 동갑인데 굉장히 다르다”

꾸준히 작품을 쉬지 않고 열일하는 배우로 정평이 난 고아성. 하지만 지금은 오롯이 ‘오빠생각’에 올인중이다.

“지금은 오로지 ‘오빠생각’ 생각밖에 없다. 흥행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는 관객들에게 인간적으로 따뜻함을 안겨줄 수 있다면 좋겠다. 또 영화를 촬영하며 제가 얻었던 용기를 보는 분들 역시 얻기를 바란다”

‘오빠생각’은 1월21일 개봉한다. [사진= 이수길기자 leo2004@newsway.co.kr]

 ‘오빠생각’ 고아성,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가 돌아왔네 기사의 사진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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