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빠졌다.
지루할 틈 없이 완벽한 몰입을 원하는 관객을 위한 영화가 왔다. 영화 ‘스티브 잡스’(감독 대니 보일) 이야기다.
스티브 잡스라는 다섯 글자는 수 많은 물음을 갖게한다. 애플을 만든 시대를 앞서간 훌륭한 경영자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더 나아가 그는 천재일까.
존경, 그 단어에는 ‘삶 마저 닮고 싶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일까. 영화는 이러한 수많은 질문을 품으며 스티브 잡스라는 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스티브 잡스’는 고인이 생전 참여한 870페이지 분량의 평전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소셜 네트워크’에 참여한 아론 소킨이 각본을 맡았다. 재밌는 것은 구성이다. 마치 연극 3막을 보는 듯한 세련된 연출 구성이 영화의 백미다. 3막은 각각 프레젠테이션 시작 전 40분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티브 잡스로 분하는 마이클 패스벤더와 조안나 호프만으로 분하는 케이트 윈슬렛은 엄청난 분량의 방대한 대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두 배우는 그야말로 인생 영화를 만났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케이트 윈슬렛의 대사에는 힘이 있다. 이들은 엄청난 대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낸다.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는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대본 분석능력은 가히 천재적이다. 단 하나의 빈칸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의 연기에는 완벽한 동기가 있다. 동기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연기적 초목표에 완벽할만큼 충실한다. 이는 굉장히 흥미로운 관람포인트다.
‘스티브 잡스’는 마이클 패스벤더 라는 한 인간이 어디까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는 연기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 편의 해답지 같은 교본이 되어줄 것이다.
그의 천재적인 연기는 대니 보일 감독에 의해 완벽하게 관객에게 전달된다. 존재를 부정했던 잡스의 딸, 동료 스티브 워즈니악과의 대립과 갈등, 애플에서 해고당한 과거,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한 인간 등을 통해 잡스의 화장을 벗긴다.
거창한 성공과 환희에 대한 바람은 접어두시길. 단언컨대 미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해지는 카타르시스는 122분 동안 전율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사진=UPI코리아]
이이슬 기자 ssmoly6@
관련태그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ssmoly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