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성과주의 올인 금융노조 대립각 첨예 설 이후 향배 주목
금융당국이 연일 금융개혁 일환으로 외치고 있는 성과주의가 이번 설날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금융개혁 관련 성과주의는 은행 등 금융권에 한정된 이슈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등 4대개혁 중 하나가 금융개혁인 점을 감안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금융이라는 자체가 국민과 밀접한 관계이니만큼 여론 형성도 중요하다.
때문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9개 금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발표한 후 금융 관련 공식 행사 때마다 성과주의를 설파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과 관련 “올해는 열매를 거둘 시기”라며 “다만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시듯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정책이라면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 대목과 연결된다.
금융개혁은 현재 금융권 최대 이슈이자 정부 어젠다다. 따라서 임 위원장은 올해 들어 금융개혁 일환 성과주의에 올인한 모습이다.
그 결과, 금융개혁과 성과주의 담론은 이제 은행 등 금융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금융개혁’단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과 성과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금융개혁 일환 금감원 검사를 받은 금융회사 실무자 400명 등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금융회사 검사·제재 개혁 성과와 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금융현장 실무자의 인지도가 매우 높았다.
이제는 금융권을 넘어 국민 여론 형성 및 공감대도 중요한 시점이다. 임 위원장이 말한 ‘거친개혁’등 성과연봉제 도입 등의 추진에 있어 국민 여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호봉제 중심의 금융권 임금체계를 성과제 및 연봉제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현재 금융권에서 임금피크제 등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잡으면 노조와의 협상에서 주도권 등 운신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노조와의 협의의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임 위원장은 지난해 말 “내년부터는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때론 그것을 뛰어넘어 설득해야 할 사람들은 설득하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반발이 거세다.
실제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성과주의 도입과 관련 논의 중단을 선언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성과주의 확산 규탄 전체간부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4일에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원사 대표자 회의 개최’에 앞서 성과주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노조도 설을 앞두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부는 물론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성과주의는 이번 설에 총선 이슈 등과 함께 밥상머리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과주의가 단순히 금융권 사안이 아닌 나라 전체의 이슈로 커졌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성과주의나 금융개혁은 금융권 안에서 회자되는 이슈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은행원 등 금융권 종사자를 둔 가정에서나 이야기되지 않겠느나”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은 시간적으로 구정이 끝나고나서야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성과주의는 잘 모른다”면서도 “나도 현재 회사서 1년 연봉계약 형태로 고용돼 있는데, 호봉제는 공무원만 해당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설 연휴 성과주의와 관련 국민 여론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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