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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하나

[제2 금융위기]저유가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하나

등록 2016.02.15 08:00

수정 2016.02.15 09:02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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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저금리에 국제유가 폭락 가세유럽은행들, 에너지기업 부실 270억달러 육박저유가 장기화 땐 리먼브라더스 사태보다 더 큰 충격

세계적으로 비등했던 ‘경제 위기설’은 현재의 글로벌 경제 위기의 전조였을까?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에 국제유가 급락이 더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현재 유럽과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최대 골칫거리는 저유가다. 1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6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지더니 13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4.5% 하락한 배럴당 26.21달러로, 지난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문제는 국제유가 급락이 경제위기에 몸살을 앓으며 마이너스 금리를 펼치고 있는 유로존을 필두로 아시아, 미국 등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영국 FTSE 100지수는 2.39%, 홍콩 항셍지수는 3.85%, 미국 다우지수는 1.60% 떨어졌다.

국제유가 급락이 현재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유로존과 일본,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중남미,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를 일으킬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실제로 저유가로 촉발한 유럽 경기 둔화 우려는 마이너스금리 장기화와 만나면서 주식시장을 냉각시켰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2.39% 내린 5536.97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지수도 2.93% 하락한 8752.87까지 떨어졌다.

독일 주가의 경우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바이백(buy-back)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맞물리면서 연일 하락했다. 이 역시 기저에는 드리운 그림자는 저유가다.

저유가는 유럽 매머드급 에너지기업들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다. 영국의 유력 석유기업인 BP는 6.01% 떨어진데 이어 프랑스 석유회사이자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토탈도 3.27%나 떨어지는 등 저유가에 맥을 못추고 있다.

현재 에너지 기업들의 부진에 따라 유럽 은행들이 감수해야 할 부실 대출 규모는 무려 270억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은행권이 3년 동안 벌어야하는 전체 이익의 6%에 해당하는 수치다. 앞으로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유럽 은행들이 떠 안아야할 에너지기업의 부실여신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저유가의 지속은 단일 에너지기업이나 증시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개미 투자자 등을 포함한 가계 등에 악영향을 줘 실물경기는 물론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부실화와 투자여력 부족 등의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유가가 장기화 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브라더스의 사태때보다 더 큰 충격이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현재 유럽으로써는 디플레이션 상황을 탈피하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저유가가 발목을 잡고 있어 실물경기 부양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유가 전망이 신통치 않은 만큼 우리나라 수출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각국의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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