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의 보증심사 강화 조치는 지난해 역대 최대의 주택보증을 섰던 것에 비하면 다소 의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의 잇따른 파산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보증 강화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부가 시장 상황을 매우 나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의 분양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관인 HUG를 통해 수급을 강제 조절하겠다는 의지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시장 호황만을 믿고 남발했던 분양보증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작년 역대최고금액인 89조5173억원을 분양보증 섰다. 총 분양보증 사고금액은 작년에 비해 줄었지만 2014년 0원이었던 지방사업장의 사고금액이 작년에만 1182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것은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에 따라 아파트 공급 과잉에 따른 악성 미분양이 건설사 파산으로 인한 피해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증기관인 HUG마저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심각하다는 해석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조치가 시장 혼선을 야기시켰다는 점이다. 시장 메카니즘을 무시하고 사실상 아파트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벌써부터 분양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HUG가 공급과잉을 이유로 분양보증을 제때 끊어주지 않는다면 해당 건설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렇게 된다면 건설사는 아파트 분양을 시장 상황에 맞춰 세울 수 없고 마냥 미분양이 빠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심각한 시장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금융권에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작된 이후, 집단대출 거부 또는 조건부 대출 승인이 늘면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HUG의 아파트 분양 보증심사를 강화는 명백한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여진다.
신수정 기자 christy@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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