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과 옴니채널 구축 경쟁‘쓱’ 스타 마케팅 성공···우위 선점롯데 통합브랜드 ‘엘’ 내놓고 반격
국내 유통업계 양대산맥인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 전쟁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세계가 롯데와의 옴니채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온라인·모바일 시장으로의 진입을 시작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도로 최근 몇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의 쇼핑환경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옴니채널 경쟁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완성형 옴니채널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롯데그룹은 아직까지 어수선한 상황이다. 온라인 채널 판매 실적이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신세계그룹이 한 발 앞서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지난 2014년 1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분스 등 그룹 내 유통채널을 합친 ‘SSG.com’을 출범했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의 결제로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SSG.com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이자 신세계를 상징하는 무기로 성장했다. 또 정 부회장은 올해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연초부터 SSG를 ‘쓱’이라고 일컫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저귀·분유 등으로 다른 온라인몰과의 가격 전쟁을 선포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옴니채널 전략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가격 경쟁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달 18~25일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기저귀 매출은 47.8% 증가했고 온라인몰 매출은 오프라인의 2배에 가까운 90.2% 늘어났다. 가격 전쟁 시 분유의 온라인 매출 역시 무려 98% 상승하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인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도 롯데그룹보다 페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SSG페이 설치자 수는 지난해 9월 50만명에서 지난달 130만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또 SSG페이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3000여 개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롯데그룹은 이제 막 옴니채널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 실정이다. 모든 채널이 한 매장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하지만 백화점과 마트 등 각 채널이 별도로 운영된 것이 그동안의 문제였다. 또 옴니채널의 장점인 유통채널 간의 시너지 효과도 미미했다.
이는 당초 신 회장이 옴니채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신 회장은 옴니채널이 성공한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옴니채널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시 말해 롯데그룹의 옴니채널은 오너의 야심찬 포부와 유통공룡이라는 수식어가 아쉬운 결과를 만든 셈이다.
롯데그룹이 페이 시장에 선보인 L페이도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도입 5개월이 지났지만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등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상반기 중 통합 시행된다고 해도 신세계그룹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다만 롯데그룹은 최근 ‘엘(L)’ 마케팅을 펼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유통 계열사 중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브랜드들을 엘로 통일하는 브랜드 이미지(BI)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그룹은 신세계그룹보다 방대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L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수가 최대 1만3000여 개에 이르는데 이와 같은 오프라인의 강점을 옴니채널에서도 활용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옴니채널 경쟁에서 한 발 늦었지만 충분히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편의점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점도 경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도 온라인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중 신세계와 롯데가 벌이는 유통공룡의 온라인 전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신세계가 앞서 있지만 롯데가 반격을 시작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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