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조카 박정원에 경영권 승계박정원 회장은 오너4세 가운데 장자형제경영 전통 4세 시대까지 이어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3세 시대를 마감하고 조카이자 4세 중 장자인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긴다. 두산그룹의 형제경영 전통이 4세까지 이어진 것이다.
2일 두산그룹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에게 승계한다고 발표했다. 박정원 회장이 총수에 오르면서 두산그룹은 4세 시대를 개막했다.
고 박승직 창업주가 1896년 문을 연 박승직상점으로 출발한 두산그룹은 2세 고 박두병 초대회장에 이어 오너 3세들이 차례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형제경영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박두병 회장의 장남 박용곤 명예회장에 이어 동생들인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박용만 회장이 차례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박두병 회장의 막내아들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은 두산그룹과 별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두산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산그룹의 형제경영은 그룹 지배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주사인 ㈜두산을 정점으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두산의 지분을 오너일가 33명이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박용곤 회장(1.36%)을 비롯해 33명의 오너일가 지분율 합계는 42.39%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박정원 회장(6.29%)은 물론 어느 누구도 지배적인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했다.
박용곤 회장은 두아들인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4.19%)의 지분까지 합치면 10%가 넘는 지분율이지만 나머지 동생들의 지분율 합계를 넘지 못한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2.98%)과 아들 박진원 전 두산산업차량BG 사장(3.57%),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2.95%)과 아들 박태원 두산건설 사장(2.64%), 박용만 회장(4.09%)과 아들 박서원 두산 전무(1.92%) 등이 골고루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따라서 두산그룹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형제간의 합심이 중요하다. 특히 ‘형제의 난’ 이후 형제경영의 질서는 더욱 공고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고 박용오 전 회장은 2005년 형이 두산그룹 회장직을 동생인 박용성 전 회장에게 물려주라고 하면서 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벌어졌다.
박용오 전 회장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기 위해 ‘두산 그룹 경영상 편법 활용’이라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로 인해 동생들인 박용성·박용만 회장이 검찰에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박용오 회장은 가문에서 제명당했고 이후 성지건설을 인수해 독자 경영에 나섰으나 경영난에 처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혹독한 경험을 해야 했던 두산家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형제경영 전통을 4세 시대에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과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에 이어 사촌형제인 박진원 전 사장, 박태원 사장, 박형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박서원 전무 등으로 경영권 이양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이 아직 그룹회장에 취임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경영권 승계를 논할 수 없다”며 “현재로써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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