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곳곳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들려온다.
‘연예인 걱정은 시간낭비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건강 문제는 쉽사리 넘길 수 없는 모두의 걱정거리다.
6일 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오전 9시경 혜리가 고열과 머리 통증을 호소해 급히 집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혜리는 전날인 5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콘서트를 마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상태였다.
검사 결과 혜리는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으며, 소속사 측에 따르면 입원 수속을 밟아 향후 며칠간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당일 스케줄은 취소를 했으며, 향후 일정 또한 조정해야 한다.
혜리는 최근 ‘응답하라 1988’에서 모두의 우려를 이겨내고 여주인공 성덕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호평을 얻었다. 그에 따른 인기는 급속도로 치솟았으며, 혜리는 광고와 방송 출연, 해외 일정 등을 소화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혜리가 입원을 하게 된 것이 100% 무리한 스케줄 탓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 한창 높은 주가를 자랑하고 있는 시기에 이를 누리는 것도 틀린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빡빡하고 고된 스케줄을 오랜 기간 소화하는 것은 ‘연예인의 짐’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가혹해 보인다.
연예인들의 건강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최근 들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오랜 기간 불안장애를 앓아왔던 정형돈이 방송활동 잠정 중단이라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린 뒤에는 결코 간단히 묻을 수 없는 사안으로 대두됐다.
뒤이어 전현무, 김성주, 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하니까지 건강 위험 신호가 왔다. 전현무의 별명 중 하나는 수도꼭지다. 어느 방송을 틀어도 전현무가 출연한다는 것. 그만큼 건강을 돌볼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전현무는 결국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김성주 또한 스트레스와 피로누적으로 인해 눈 건강이 악화됐다. 약 3주간 휴식을 취했지만 완쾌되지는 않았고, 더이상 녹화일정을 미룰 수 없어 반강제로 촬영장에 복귀한 상황이다.
‘위 아래’ 활동 이후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쉬어본 적 없다는 하니는 만성장염으로 한 달간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공개연애 이후 생긴 부담감과 대중의 시선에 대한 무게감 또한 심리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니는 약속한 기간인 한 달 후, 3월 중순경 복귀할 예정이다. 그가 온전한 컨디션을 찾았는지는 모를 일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은 현실을 뼈저리게 반영한 말이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표현이다. 잠시만 노출되지 않아도 금세 잊혀져 가는, 너무나도 빠르게 휘몰아치는 현장은 연예인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자신도 모르게 안고 사는 방송에 대한 강박과 욕심, 무리한 스케줄은 연예인의 몸과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때까지 몰아 부친 뒤에야 잠시 멈춘다. 그 와중 ‘잠시’가 너무나도 잠깐인 임시방편이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소희 기자 lshsh324@
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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