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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경고그림 공개에 담배업계·흡연자 ‘혐오감 우려’

흡연 경고그림 공개에 담배업계·흡연자 ‘혐오감 우려’

등록 2016.04.01 15:31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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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후보 시안 10개 공개···12월부터 의무화담배업계 등은 혐오감 심하다며 부작용 지적

사진=보건복지부 제공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시안을 최초로 공개했지만 담배업체와 흡연자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경고그림제정위원회는 오는 12월 23일부터 담뱃갑에 부착될 경고그림 후보 시안 10개를 최종 확정해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시안은 폐암과 후두암 등 병변 관련 5종과 간접 흡연과 조기 사망 등 비병변 관련 5종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담뱃갑 경고그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표적인 비(非)가격 금연정책 중 하나다. 2001년 캐나다가 처음 도입한 후 현재 80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위원회는 당초 해외 경고그림을 도입할 방침이었지만 한국인에게 흡연 폐해에 대한 경고 효과가 큰 국내 사례나 자체 제작물을 선택했다.

정부는 경고그림 도입을 위해 지난 2년간 서강대 산학협력단과 국가금연지원센터를 통해 기초연구를 벌였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위원회는 10개 주제를 선정했고 경고그림과 함께 부착할 문구의 내용도 마련했다.

특히 위원회는 혐오감 정도를 판단하기 위한 해외 경고그림과 비교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한국의 경고그림 혐오감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3.3점으로 외국의 경고그림(평균 3.69점)에 비해 0.39점 낮았다.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 6개월 전인 6월 23일까지 사용될 경고그림을 최종 고시할 계획이다. 이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오는 12월 23일부터는 경고그림을 의무적으로 담뱃갑에 부착해야 한다.

또 경고그림은 담배 진열 시 가려지면 안 된다. 이는 담배제조·파매업체들이 경고그림이 보이지 않게 담뱃갑 하단에 그림과 문구를 표시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경고그림 공개 후 담배업계와 흡연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흡연율을 줄이자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안이 예상보다 혐오스럽다는 것이 이유다.

일각에서는 흡연자뿐 아니라 비흡연자에게까지 지나친 혐오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흡연자 대상 정책이지만 제3자에게 피해를 주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담배제조업체 모임인 한국담배협회는 각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 판매 소매인 모임인 한국담배판매인회와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는 경고그림이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번 시안은 이와 같은 법률적인 측면과 정부의 당초 의도와 다른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자체 결과를 보면 경고그림이 들어가도 90% 이상이 담배를 계속 피운다고 답했다. 금연 효과가 떨어지는데 왜 경고그림을 붙이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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