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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減員) 10만 시대 코앞, 대량실업 대책이 없다

감원(減員) 10만 시대 코앞, 대량실업 대책이 없다

등록 2016.04.25 07:39

수정 2016.04.25 07:54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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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 논의는 활발···인력 감축 불가피핀란드, GDP 절반 노키아 붕괴됐지만 위기 막아사회안전망 맞춤형 정책 절실···정, 신뢰도 높여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뉴스웨이DB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뉴스웨이DB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업이 코앞에 닥쳤다. 조선업계에서만 3년 안에 5만명 가까이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철강·건설·석유화학 등의 업종으로 구조조정이 확산될 경우 10만여명까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량실업과 이에 따른 소비층 소멸은 경기 악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포항·울산·거제 등 동남권 경제벨트는 좌초 위기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책논의에 들어갔지만, 대량실업과 소비위축, 지역경제 재구축 등을 아우르는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될지는 의문이다.

◇한국경제 갈림길···정부 대책에 명운

지난해 조선업계에서만 1만5000명이 감원됐다. 세계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3000명을 감축한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전반에 대규모 감원바람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3년 내 4~5만명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건설·석유화학 등의 업종에도 본격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10만명에 가까운 감원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을 포함하면 40만명에 가까운 소비층이 수년내 급격한 소비위축을 주도할 수 있다. 동남권 경제벨트가 붕괴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감원(減員) 10만 시대 코앞, 대량실업 대책이 없다 기사의 사진



구조조정의 주체는 기업이지만, 정작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곳은 정부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어땠는지에 따라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에 빠질 수 있고,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같은 새로운 롤모델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했던 노키아의 붕괴는 국가위기로 번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 대량실업은 물론 성장률 급락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지만, 핀란드 정부는 고용시장 붕괴는 물론 경제위기를 막았다.

당국이 노키아에게 실직자 대책을 마련토록 한 ‘노키아 브릿지 프로그램’은 창업을 지원하는 투자가 골자다. 탄탄한 사회안전망과 기존 고용정책 기조를 유지한 게 큰 몫을 차지했다. 500일간의 실업수당 지원, 185일간의 취업프로그램 보조금, 그 외 수많은 재교육 프로그램 등이 노키아에서 일자리를 잃은 50대 인력을 ‘리스타트’시켰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발생했던 스웨덴은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직업훈련과 전직·재정지원 등을 제공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성장률과 국가채무비율은 타격을 입지 않았고, 실업률은 낮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정부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1990년대 스웨덴과 상황이 비슷했던 일본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일본은 1980년대 조선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1990년대 들어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비효율적인 재정투자 등 정부 정책의 실패로 높은 실업률이 유지됐고, 국가채무만 늘어났다.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에는 파나소닉, 도시바 등 간판산업인 전자회사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가 쏟아졌다.

◇‘사회안전망+맞춤’ 대책 필요

현재 우리나라는 재교육, 재취업시장, 개인회생제 등 실업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구축돼 있지만, 스웨덴과 같은 탄탄한 사회안전망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공고한 사회안전망을 바탕으로 ‘중고령층 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맞춤형 대책과 중장기적 시계를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진성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업문제는 논의도 많았고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전문기술을 갖춘 중년층에 대한 대책은 같을 수 없을 것”이라며 “청년층이라면 기존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게 효과가 더욱 크지만, 지금까지 없었던 특정 업종의 기술직들이 대거 실업을 한다면 이들을 위한 특화된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중장기적인 비전이 제시된 이후 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재취업 교육 등 사회안전망에 대한)정부의 정책신뢰도를 높인 뒤 단기정책을 펴야 방향성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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