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조직 축소와 희망퇴직 진행 중”“양호한 실적에 지나친 처사” 불만도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가 가장 먼저 감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바탕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지난 15일 쌍용양회의 인수대금 납부를 마친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인사와 총무 부서를 비롯해 10여개 조직이 통합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으며 홍보팀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그간 회사 안팎에서 호평을 받아온 사보 또한 제작을 중단키로 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어 상당수의 직원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직원은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부터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여길 것이라는 인상에서다.
한앤컴퍼니 측은 최종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회사의 재무상황을 세밀하게 뜯어보는 등 꼼꼼한 모습으로 일관했고 직원과 면담을 같는 등 회사 내부 파악에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경영합류와 동시에 윤여을·황동철 공동대표 체제로 바꾸고 빠르게 경영을 장악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과거 산업은행 측 인사였던 일부 이사진이 물러나고 회사 내 임원도 공장 등으로 발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에서는 새 경영진의 이 같은 방침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쌍용양회는 2015년 영업이익 2206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건설경기 둔화 조짐으로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주장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업체도 인력 감축에 조심스러워 하는 마당에 흑자를 낸 쌍용양회가 직원을 쉽게 자르는 것 아니냐는 것 아니냐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쌍용양회가 올해도 다양한 현안을 안고 있어 한앤컴퍼니로부터 촉발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875억9000만원과 2대 주주인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정분쟁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쌍용양회 자회사의 향방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운·자원개발·정보통신·레미콘 등 7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쌍용양회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지출한 한앤컴퍼니가 차익 실현을 위해 쌍용정보통신 등의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시멘트 업황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자회사 매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 이후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한앤컴퍼니의 결정은 성급한 감이 있다”면서 “시멘트 업계와 구성원들의 입장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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