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2심도 실형···‘브라질제철소’ 화입식 불참(종합)

法 “상습도박 혐의 인정···횡령 일부 금액은 무죄”

내달 10일 CSP 화입식 예정···장세주 회장은 불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뉴스웨이DB

회삿돈 횡령과 원정 도박혐의로 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회사의 오랜 숙원 사업인 브라질 CSP 제철소 화입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이승련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심 선고공판을 열고 장세주 회장에 징역 3년6월과 추징금 14억1894억원을 선고했다.

장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삿돈을 횡령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박과 개인 채무변재 등에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

또한 자신의 가족에게 배당금을 몰아주기 위해 동국제강에 배당을 포기시킴으로써 1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힌 혐의와 직원을 통해 여행자수표를 분산 매입함으로써 해외로 반출한 혐의도 받았다.

또한 장 회장의 장남 장선익 동국제강 과장을 미국법인에 허위로 등재하고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장 회장에 징역 3년6월에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5억10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장 회장의 횡령 혐의 중 일부에 해당하는 1억800여만원은 회사의 공적인 일에 사용됐고 파철대금 횡령 혐의 중 약 9억6300만원은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무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 횡령으로 인정한 88억여원이 아닌 77억8000여만원에 대해서만 횡령으로 인정한 것.

장 회장의 장선익 과장에 대한 ‘가공급여’ 의혹과 관련해서도 1심에서는 유죄를 인정했으나 2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당사자가 회사에 재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횡령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검찰 측이 제기한 ‘상습도박’ 혐의와 관련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미국 사법당국과의 공조로 확보한 미국 카지노 내부 전산자료가 증거로서의 적법성을 띠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장 회장에게 도박 전과는 없지만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카지노에 방문한 횟수와 배팅 금액, ‘바카라’의 도박성 등을 감안했을 때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장세주 회장이 대기업 최고 경영자로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함에도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판결의 취지를 밝혔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장세주 회장은 다음달 10일로 잠정 결정된 브라질 CSP 제철소의 화입식에는 참석할 수 없게 됐다.

CSP 제철수는 동국제강과 포스코, 브라질 철광석 업체 발레가 함께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총 54억6000만달러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으며 동국제강 입장에서는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장 회장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지원을 약속 받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의 참석 여부는 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당초 시운전을 목표로 한 지난해 12월 인프라 문제로 일정을 미룬 것도 장 회장의 부재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결로 장 회장의 부재 속에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동국제강 측에서도 크게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차재서 기자 sia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