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주도 전자-금융 양대 축 사업 재편 지속전자는 전문가에 맡기고 금융은 본인이 육성 챙겨그룹 전체 미래 이익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
이 부회장이 주도하는 삼성의 사업 구조 재편의 핵심은 그룹의 사업을 전자와 금융의 양대 축으로 구분하고 그 아래에 세부적인 사업을 펼치는 형태다. 세부 사업의 내용은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접고 잘 하는 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형태로 영위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이미 익히 알려진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구조 재편의 큰 틀이다. 그러나 최근 이 부회장의 세부적 움직임을 보면 전자 사업보다는 금융 사업 육성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부터 국내외 금융사 관계자들과 잇달아 만나면서 삼성페이의 활용 영역 확대나 독립투자자문업(IFA)의 도입을 앞두고 이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등 금융 사업의 전반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 모색에 주력해왔다.
실제로 최근 삼성페이가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협력을 통해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외연을 넓힌 것도 이 부회장의 공로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이 올 8월께 강남 서초사옥 C동으로 본사를 이전한다는 것도 이 부회장의 관심이 금융 사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과 연계해 생각할 수 있다. 서초사옥 C동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이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삼성 계열사들의 실적을 보면 제조업, 특히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이 한동안 좋지 못했다. 반면 금융 계열사들은 높은 내수 점유율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해 왔다.
삼성그룹 전체의 이익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자 사업의 대체재 육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크게 불황을 타지 않는 금융업에 대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 사업에 대한 투자는 오너의 결단과 의지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겨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미래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이 부회장 본인이 나서서 금융 사업 육성에 주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부회장이 그룹 전체 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 사업 육성에 대해 관심을 아예 멀리 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 사업은 이미 기반이 탄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고한 만큼 본인보다 이 사업을 더 잘 아는 전문가들에게 맡겨 갖춰진 기반 위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자 사업보다는 금융 사업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금융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삼성의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며 “자산 운용 경쟁력 등 내부 체질 개선은 전문가에 맡기면서도 외연을 넓히기 위한 활동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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