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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공기업 개혁···또 말로만

[공기업, 이대론 안 된다]요란한 공기업 개혁···또 말로만

등록 2016.06.07 10:12

수정 2016.06.07 12:20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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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낙하산 줄줄이 투하···朴당선인 시절 비판 ‘공염불’정부는 공공개혁 성과만 몰두···뇌물 등 비리는 여전뿌리뽑기 힘든 공기업 부패···정부 1쪽 짜리 대책 내놔

요란한 공기업 개혁···또 말로만 기사의 사진

“최근 공기업·공공기관 등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 보낸다는 얘기가 들린다. 국민에게도 큰 부담이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2012년 12월. 박 대통령은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현정부 출범 2년간 공기업에 투하된 낙하산 임원은 전체 임명자의 30%를 넘어섰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지금, 알리오에 따르면 공기업 1곳당 정·관피아는 2.4명에 달한다.

공기업 인사 문제는 일각에 불과하다. ‘신의 직장’, ‘철밥통’ 이라는 별칭은 익숙해졌다. 현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아직 공공기관의 부패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집권 초기부터 요란하게 추진된 공공개혁의 초점이 부패 척결과 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 낙하산에 멍든 공기업···정부의 반쪽짜리 공공개혁
2014년부터 정부의 공공개혁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타깃은 공공부문 직원들이다.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 대책으로 1년 6개월 간 진행돼 매년 2000억원의 복리후생비를 절감했다. 임금피크제 도입도 완료한 이후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자축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정부의 공공개혁이 근본적인 개혁인지에 대한 물음표는 붙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지적했던 낙하산 문제가 현 정부에서도 그대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공공개혁 목표를 달성해도 절반의 성공밖에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기업은 낙하산 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공기업은 295명 중 89명(30.2%)의 임원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준정부기관까지 포함하면 928명 중 204명(22%)에 달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30개 공기업에서 기관장, 사외이사(비상임 포함), 감사 등을 맡고 있는 정치인·관료 출신은 총 72명으로 파악됐다. 공기업 1곳에 정피아나 관피아 인사가 자리를 꿰차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원 출신은 7명, 25명은 여당 부대변인, 청와대 출신, 대통령선거캠프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관료 출신 인사도 40명에 달한다.

기관장과 정권의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지면서 기관의 운영도 정부의 정책방침대로 좌지우지되고 있다. 직원들에게 있어 사장까지 승진하는 것은 꿈과 같다. 30개 공기업 중 내부승진으로 기관장이 된 경우는 5명에 불과하다. 한 관계자는 “내부직원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했다.

◇ 끊이지 않는 공기업의 부패
기관장이 낙사한 인사로 채워지는 동안 공기업 비리는 계속됐다. 내부사정을 모르는 인사가 수장을 맡다보니 기관장은 성과에 집착했고, 빈틈을 노린 부패가 만연했던 것이다. 일감몰아주기나 사무실 무상 임대 같은 퇴직자에 대한 특혜, 직원들의 일용직 노동자 인건비 착복, 뇌물, 정치권과의 입법로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코레일은 감사원의 조정수당 축소·폐지 통보에도 201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938억원을 지급했고, 인천공항공사는 근무와 무관한 야근식대 5억원을 집행했다. 인천공항은 또 성과급 과다 지급을 환수하지도 않았다. 가스공사 직원들은 출장비까지 받으면서 미신고 외부강의를 일삼았다.

관광공사 등 7개 공기업은 퇴직자들로 구성된 단체에 14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코레일 등 5개 공기업은 퇴직자 단체나 이들이 출자한 회사에 사무실을 무상 제공했다. 농어촌공사는 가짜 인부를 동원해 4억여원의 인건비를 착복했다. 납품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한전KDN 직원은 구속되기도 했고, 전 사장은 당시 현직의원에게 입법로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감사원에 적발된 공기업의 행태는 2012년 이후 1019건에 달한다. 전체 비위공직자 중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 3.1%에서 2013년 32%로 폭증했다.

◇ 정부의 1쪽 짜리 공기업 부패 개선대책
공공개혁 성과 획득에만 급급하던 정부는 최근 공기업에 부패 실태를 조사하고, 부패 유발요인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박근혜정부 집권 4년차를 지나서 나온 공공기관 부패 개선대책이지만 1쪽 짜리 대책에 불과했다. 강행으로 공공개혁 성과를 쟁취한 정부가 정작 가장 먼저 해야 했던 부패 개선대책 마련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개선대책 방안에서 정부는 “업무의 복잡·전문성 등으로 인해 공직유관단체 내부 규정인 사규에 대한 부패통제가 그동안 미흡한 실정이었다”고 고백했다.

LH 등 6개 기관과 함께 부패유발요인을 개선해 나가고, 채용·승진 인사비리, 부실투자로 인한 재정손실, 퇴직자 단체에 대한 특혜 제공 등의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반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테마형 제도정비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다른 공직유관단체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자체 진단해 개선할 수 있는 부패영향평가 기준과 표준안도 마련해 보급할 방침”이라고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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