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계열사들 연일 하락세상장철회로 유동성 확보 난항 겪을 듯
전일 호텔롯데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을 포기 의사를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대내외 현안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추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애초 이달 29일 상장 예정이었으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내달 21일로 연기된데 이어, 검찰의 수사압박에 아예 상장을 철회한 것이다. 이에 롯데 계열사 주가에도 파란 불이 켜졌다.
정운호 사태로 발발한 오너 일가 리스크에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제 막 검찰 수사가 본격화 돼, 향후 관계 계열사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일인 13일 하루 만에 허공으로 사라진 롯데계열사의 시가총액은 어림잡아 1조원에 달한다. 사건이 불거진 이달 들어선 2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3개월 간 주가 흐름을 살피면 증발된 시가총액은 약 7조6600억원에 달한다.
계열사 별로 살펴보면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4월 29일 종가 5만6400원에 달했지만 전일엔 4만8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검찰 압수수색이 본격화된 지난 금요일부터 월요일 양일간엔 3350원(6.44%)이나 떨어졌다. 롯데푸드도 3월 15일 고점 93만9000원에서 전일엔 84만6000원으로 추락했다.
롯데케미칼은 3월 30일 종가 34만9500원에서 25만8000원으로 마무리했다. 롯데칠성도 3월 9일 214만2000원서 185만6000원으로, 롯데칠성우선주도 같은 날 95만원에서 85만3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롯데제과는 3월 9일 종가 28만825원에서 어제는 1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정밀화학도 3월 30일 4만1450원에서 33650원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롯데손해보험도 4월 26일 3015원에서 2620원을 기록했다. 롯데관광개발은 5월 31일 1만4000원에서 1만2400원으로 하락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던 롯데쇼핑의 경우 3월 11일 종가 27만7500원에서 21만1000원으로 떨어졌다.
상장 전 예상된 호텔롯데의 시가총액은 할인 전 공모가로는 13조2400억원에서 16조4000억원에 달했다. 검찰 수사 후 할인을 통해 11조6000억원에서 15조200억원로 낮아졌어도 10조원 이상을 현금화 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상장철회로 날아간 금액과 3개월 간 주가하락을 다 합치면 20조원에 다다른다. 이제없던 그룹의 악재에 주가가 언제쯤 회복할 수 예상하기도 어려워, 20조원 이상 손실을 기록할 것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투자자들 못지않게 거래소와 주관사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의 경우 올해 공모시장이 9조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호텔롯데가 상장을 철회하며 전망치가 반 토막으로 떨어졌다. 호텔롯데의 공모가가 할인 후에도 4조에서 5조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대표주관사들도 그간 노력해온 게 허사가 됐다. 호텔롯데의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증권이다. 공동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금융투자 등이다. 상장 때는 기본수수료 0.7%와 성과수수료 최대 0.25%를 받을 수 있었지만 상장이 무산된 지금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날리게 됐다.
호텔롯데가 다시 상장을 준비해도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이 있을 경우엔 3년 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상장 무산을 점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관련 업체들은 현재 “의견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양해를 구한다”며 말을 아끼는 중이다.
장가람 기자 jay@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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