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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의 ‘또 오해영’, 오해영다운 솔직 일문일답(종합)

[현장에서] 서현진의 ‘또 오해영’, 오해영다운 솔직 일문일답(종합)

등록 2016.06.30 07:49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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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또 오해영’ 서현진이 연기한 오해영은 곧 시청자였고, 시청자들은 곧 오해영이었다.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드베일리에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종영 기념 서현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서현진은 차분하면서도 솔직담백한 입담으로 ‘또 오해영’에 대한 조각들을 털어냈다.

‘또 오해영’은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서현진 분, 전혜빈 분)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에릭 분)이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동명 오해 로맨스물이다.

드라마는 지난달 2일 첫 방송돼 총 18부작으로 막을 내렸다. 당초 16부작이었으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2회가 연장됐다. ‘또 오해영’은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일깨우고 온갖 감정을 자극하며 ‘인생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청률은 tvN 월화극 자체 경신을 기록했고, 배우들의 실감나면서도 찰진 연기력, 버릴 회차분 없는 졸깃한 스토리는 폭풍공감을 사 높은 화제성을 자아냈다.

특히 서현진이 연기한 오해영은 ‘또 오해영’이 인기를 얻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서현진은 극중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과 비교되는 평범한 오해영을 맡았다.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그렇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피해의식에 시달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우쳐나갔다.

자신의 감정에 군더더기 없이 솔직한 모습 또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포인트 중 하나다. 울고 싶을 때 펑펑 눈물을 쏟고 매달리고 싶을 때 끝까지 간다. 마음껏 사랑하고 화가 났을 때는 과감히 돌아선다. ‘일찍 좀 다녀주라. 나 심심하다 진짜!’ ‘짜게 굴지 말자’와 같은 대사가 유행어가 된 이유다.

더 나아가 오해영은 따스한 인간미와 정으로 관통한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서현진은 이런 오해영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고, 길이 남을 캐릭터가 남았다. 약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함께 웃고 울었던 오해영, 서현진이 직접 입을 열었다.

이하는 서현진의 일문일답.

- 오해영 역 맡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CJ E&M 관계자 분들 덕분이다. 나에게는 결정적인 권한이 없다. (웃음) 대본이 좋았다. 감독님 미팅을 할 때 안 해도 상관 없는데 대본 재미있다고만 말했다. 꼭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내가 하면 어려움 없이 내 나이에 맞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 드라마를 끝낸 소감이 어떤가

아직 실감은 안 난다. 항상 방송 보면서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다를 떨었다. 애청자 분들보다 배우들이 우리 드라마를 가장 좋아하는 일등 애청자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회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건지 모르겠다. 대본 보면서 울고 웃었던 포인트에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고 웃어주시는 게 좋은 일이었다. 드라마가 웰메이드여서 더욱 기분이 좋다.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 오해영과 같은 또래로서 어떤 면에 공감을 했나

내가 생각한 이 드라마의 한 축은 자존감이고 한 축은 사랑이다.

자존감이 낮은, 그렇지만 어떻게든 이겨내고 살아가고 싶은 거다. 모든 사람들이 가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존재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그게 잘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되길 바란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대사가 잘 전달되기를 원했다.

사랑 이야기에 있어서는, 드라마에 들어가면서 각오가 ‘내 사랑의 민낯을 다 보여주자’였다. 오해영이지만 서현진이 연기하기 때문에 내 민낯을 보여줄 용기가 없으면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밀착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를 바랐다.

물론, 사람인지라 창피할 때도 있었다. 그 때마다 한 번씩 용기 내서 할 수 있게끔 스태프들이 도와주셨다. 그간 찍었던 작품 중 가장 거짓 없이 임한 것 같다

- 캐릭터 표현에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다행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없다. 피해의식이 없는 사람은 없다. 나에게도 (피해의식이) 많았던 시절이 있다. 그래서 충분히 공감을 하고 연기했다.

진짜 주책 맞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있다. 남자에 눈이 멀어서 엄마아빠도 안 보는데, 마지막 회에서 도경에게 같이 이야기해달라고 찌를 때는 스태프들이 헛웃음을 지었다. 딸 자식 키워봤자 소용 없다고. (웃음) 그건 나도 한심스럽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아무것도 안보이고 좋은 거다.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 엄마 역을 맡은 배우 김미경과의 호흡은

처음부터 엄마라고 불렀다. 더 빨리 친해지고 싶었다. 말하는 게 무섭다고, ‘엄마 엄마’하니까 거리감도 없어지고 좋았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해도 잘 받아주셨고 선생님이 어떻게 하든 어렵지 않았다.

- 엄마와 함께 춤추는 신이 인상적인데, 어떻게 탄생했나

춤추는 신은 내가 먼저 췄고 선생님이 ‘어떡하지’ 하시면서도 한 번에 갔다. 맞춰보지도 않았다. 가만히 보면 둘 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순간이 있는데 웃겨서 고개를 들 수 없을 때였다. 무용을 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극중 아버지께서 그로테스크하다고, 춤에 기승전결이 있다고 해주셨다.

- 가장 공감 가는 장면이 있다면

12회에서 도경과 전화통화를 하며 ‘너한테 그렇게 쉬웠던 나를 어떻게 쉽게 버리니’라는 대사가 있다. 한 번도 연습 안 하고 현장에서 슛 갈 때 처음 뱉은 대사다. 그때 진짜 많이 울었다. 오해영에 다들 공감하는 이유는 다들 생각하는 말을 오해영은 내뱉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진짜 연애를 하고 싶었던 포인트는 없는지

계기가 됐던 신은 없다. 자연스럽게 설렜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더라. 옆 방에 살았던 게 문제인 것 같다. 물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자주 보면 정들지 않냐. 그래서 자연스럽게 젖어 들어갔던 것 같다.

- 가장 설렜던 장면이 있다면

바닷가에서 데이트하는 신이 가장 설렜다. 본방송 모니터 하는데 (화면 속 내가) 엄청 웃고 있더라. 참 좋았나 보다.

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 실제 오해영의 상황이라면 누구를 선택할까

한태진(이재윤 분)에게는 차였고, 그 상처가 없어지지 않는다.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 했다. 도경이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자신의 못난 부분을 나에게 오픈 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 같다.

- 실제 연애관은 어떤가

솔직한 게 좋은 것 같다. 옛날에는 연애는 곧 결혼이라는 생각을 전혀 안 했다. 그런데 나이가 오해영만큼 먹다 보니 결혼을 바로 해야 할 것 같아서 사람 만나는 게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나는 다가가지도 못하고 다가오게도 못 하고 가만히 있는다. 날 사랑하는 남자는 계속 쫓아와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주기를 기다리는 답답이다.

- 엔딩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우리도 새드엔딩일까봐 걱정했다. 사고가 한 번은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작가님이 내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여서 많은 걸 바꿀 수 없지만 순간 순간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이후 벌어진 일은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 성장물이 아닌 로맨스물로 끝났다는 의견이 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성장을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이니 그렇게 보여지면 좋겠지만 주인공이 결점 없이 착한 사람인 게 좋은지 늘 생각한다. 나만 아는 못난 부분이 있으니까.

보는 사람이 조금은 오해영이 얄밉고 진절머리 나게 싫어도 그게 오해영이라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것까지 다 보여줘야 밀착되게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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