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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맥 지원군’ 자처하는 기업들

[올림픽과 재계]‘금맥 지원군’ 자처하는 기업들

등록 2016.07.08 14:56

수정 2016.07.08 14:58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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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전 위해 곳곳서 후원 릴레이삼성·SK·한화, 효자 종목 장기적 지원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리우 올림픽 여자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직접 격려했다. 사진=SK그룹 제공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리우 올림픽 여자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직접 격려했다. 사진=SK그룹 제공

31번째 하계올림픽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 올림픽)의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4년간 곳곳에서 땀 흘리며 준비한 선수들만큼이나 이번 올림픽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다름 아닌 재계다.

재계 각 기업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리우 올림픽의 선전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 총수가 경기 단체 회장을 맡아 각 종목에 대한 관리와 지원을 총괄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기업 차원에서 각 종목을 후원하는 사례도 있다.

◇삼성·SK·농협 등 후원 줄이어 = 각 기업들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위해 곳간을 열어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가장 통 크게 후원금을 내놓은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지난 4일 김영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겸 부회장이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과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에게 격려금 3억원을 전달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월 초에는 농협중앙회가 올림픽 선수단 후원 격려금으로 2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선수단이 대회 기간 중 입게 될 단복을 제작해 선수단에 전달한 바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등을 후원하고 있는 KT도 오는 11일 서울 세종대로 본사에서 황창규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대표 선수단 후원 오찬과 팬 사인회 등을 열어 올림픽 붐 조성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

외부로 알려진 기업의 직접적 후원 활동은 여기까지다. 올림픽 선수단을 향한 기업의 직접적인 후원은 올림픽 성적에 목을 매던 과거에 비해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경영 사정도 썩 좋지 않은데다 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역시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기업들은 단기적 후원보다 꾸준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장기적 후원의 방법인 경기단체 후원을 택하고 있다.

◇메달 효자 종목, 기업서 후원 =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각 경기단체 중 재계 총수 본인이나 기업인 출신 인사가 단체장을 맡고 있는 곳은 대한양궁협회와 대한탁구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대한승마협회, 대한사격연맹 등 5개다. 대부분 우리나라의 메달 효자 종목이다.

지난 1983년 협회 창설 이후 34년째 범현대가(家)에서 줄곧 관리 중인 양궁협회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2005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양궁협회는 정 부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85년부터 12년간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탁구협회와 핸드볼협회는 지난 2008년부터 각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단체장을 맡고 있다. 승마협회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 사격연맹은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이 단체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단체장직을 맡아온 대한축구협회는 정 회장이 최근 재선 출마를 위해 자리를 내려놓은 상황이다.

대한육상연맹과 대한펜싱협회는 전직 기업인이 단체장을 맡고 있지만 직·간접적으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육상연맹은 지난 1997년부터 삼성이 직접 후원하고 있고 펜싱협회는 지난 2003년부터 SK텔레콤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육상연맹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했던 오동진 씨이며 펜싱협회는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으로 일했던 신헌철 씨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1982년부터 삼성이 직접 후원했던 대한레슬링협회는 2013년 이후 삼성과의 후원 관계가 끊겼다. 다만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명예회장으로 있기에 삼성과의 인연이 간접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에서는 삼성생명이 실업 레슬링단을 33년째 운영하고 있다.

경기단체 회장을 맡은 오너 중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이는 정의선 부회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후방에서 펼치는 금전적 지원은 물론이고 성인 대회는 물론 양궁 꿈나무들의 대회 현장에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양궁협회 회장 취임 이후 중요 경기가 펼쳐지는 곳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대회 현장에서 직접 응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장 취임 후 열린 두 번의 하계 올림픽에는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관중석에서 ‘응원단장’의 역할을 마다않았다. 또 경기가 끝난 뒤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함께 나눈 사례가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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