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 본사와 혁신센터 등 공개“DDAC 입자 크기 커 폐까지 들어가지 않아”“함유량 아주 적어 인체에 유해한 영향 없어”“체내 축적 가능성도 낮아”
권석 P&G 글로벌 과학기술 및 R&D 부서 인체 안전성 독성학자(박사)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P&G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페브리즈의 흡입독성과 안전성 논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P&G는 탈취제인 페브리즈의 일부 성분들을 흡입했을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란에 해명하기 위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페브리즈 등 에어케어 제품 연구와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는 본사의 아이보리데일(Ivorydale) 혁신센터도 한국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문제가 된 페브리즈의 성분은 DDAC로 일부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함유된 유해성분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P&G는 DDAC라는 성분 자체가 흡입독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폐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큰 입자 크기 ▲극소의 함유량 등으로 안전 범위(Safe range)를 확보했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입자 크기 커 폐 흡입 불가능”=우선 P&G는 페브리즈의 입자가 크기 때문에 중력으로 인해 땅에 떨어져 일반적으로 사람이 흡입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체 호흡기는 비강(코), 인두, 후두 등의 상부 호흡기와 기도, 기관지, 폐 등 하부 호흡기 두 가지 계통으로 나뉘는데, 일부 입자는 상부 호흡기 계통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폐까지는 들어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P&G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DDAC 등을 함유하는 페브리즈의 입자는 액체 형태로 이뤄져 있으며 크기가 85~120㎛ 수준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제인 로즈(Ph.D Jane Rose) P&G 글로벌 과학기술 및 R&D 부서 인체 안전성 독성학자는 “스프레이 타입 제품의 흡입독성 안전성은 공기 중에 있는 성분들이 실제로 폐에 들어가는가, 성분이 폐에 들어간다면 이것이 호흡기에 국지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그 성분이 폐를 통해서 우리 몸에 흡수돼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 이상의 입자는 중력 때문에 바닥 밑으로 떨어져서 흡입되지 않고 30~100㎛은 상부호흡기로 흡입될 수 있다”며 “10~30㎛은 기도나 기관지까지 들어갈 수 있으며 폐에 들어가는 것은 10㎛ 이하일 때”라고 강조했다..
메리 존슨(Mary Johnson) P&G 에어 및 패브릭 케어 수석연구원도 국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비교하며 “가습기에서 나오는 입자는 안개 형태로 분무돼 10㎛으로 굉장히 작기 때문에 폐에 바로 들어갈 수 있고 하루 종일 틀어놓고 인체와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사용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반면 페브리즈의 경우 입자크기가 85~120㎛로 만약 흡입되더라도 상부 호흡기까지만 들어가며 빠르고 쉽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덧붙였다.
◊”극소량 함유로 안전 한도 크게 못 미쳐”=P&G는 설사 DDAC가 상부 호흡기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제품 분사 후 공기 중에 해당 입자가 남아있기 어려워 농도가 극히 낮기 때문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부 호흡기에 들어가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DDAC의 공기 중 농도, 즉 안전성 한도치(Safety Limit)은 14.3㎍/㎥ 이상이라는 것이 P&G의 설명이다.
공기 중의 DDAC 농도가 안전성 한도치 이상일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지만 그 이하일 경우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DDAC의 ‘유해한 영향’이란 쥐 실험을 근거로 했을 때 코 안의 점막에 염증이 일어나는 정도를 의미하며 폐에는 특별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권 박사는 덧붙였다.
해당 수치는 P&G의 관여 하에 Lonza, Mason Chemical, Stepan Chemicals 등 3개 회사가 실시한 시험 자료다. 2011 이 DDAC의 안전성 한도치에 대해 EPA의 확인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안전성 한도치 외에 실제 사용자들이 페브리즈를 사용할 때 DDAC에 노출되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P&G는 페브리즈를 사람의 코 앞의 위치에서 3차례 뿌리는 위해성 평가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실험은 전 세계의 여러 사용자의 사용 행태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수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
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DDAC의 공기 중 농도는 3차례 분사하는 중간에 측정했을 당시에는 0.032㎍/㎥이었다. 이 수치는 DDAC 안전성 한도치의 약 1/447 수준이다. 분사 후 1분이 지나면 DDAC의 입자 크기가 크기 때문에 중력에 의해 모두 가라앉으면서 농도도 0이 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실험 결과에 따라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안전성 한도치에 도달하기 위해 3회의 420배 이상인 1300회 가량을 1분 내에 분사하더라도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 사람이 1분 동안 페브리즈를 200회 이상 분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때, DDAC의 공기 중 농도가 인체에 위해한 수준에 다다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분사 후 1분이 지나면 입자 대부분이 땅으로 떨어지며, DDAC는 비휘발성 성분이기 때문에 다시 기체로 떠오를 수 없다고 권 박사는 덧붙였다. 또 소량의 DDAC가 상부 호흡기에 들어가더라도 인체 방어시스템에 따라 재채기, 소변 등 다양한 통로로 배출되기 때문에 체내에 축적되지도 않는다고 P&G는 주장했다.
◊”BTI, 향기도 유해성 거의 없어”=권 박사는 “DDAC와 함께 논란이 됐던 성분인 BIT의 경우 특별한 유해성에 대한 우려는 없지만 DDAC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며 “BIT역시 DDAC처럼 입자 크기가 크기 때문에 폐에 들어갈 확률이 거의 없고 휘발성이 아니기 때문에 공기 중에 노출될 확률도 아주 낮다”고 역설했다.
제품의 향기와 관련해서도 유해하지 않다고 P&G는 거듭 강조했다. 제니퍼 치아오(Jennifer Chiao) P&G 글로벌 에어케어(Air Care) R&D 책임자는 “페브리즈를 분사한 후 향기가 나는 것은 DDAC와 상관이 없다”며 ”향료는 증기상태로 떠다니지만 DDAC와 BIT는 물에 녹아있는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향기를 통해 흡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P&G는 이 실험 결과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도 외부 학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존 칼드웰(John Caldwell) 리버풀 대학 독성학 명예교수는 “페브리즈에 들어있는 성분과 가용 데이터를 종합해 평가를 실시했으며 특히 소량으로 들어있는 DDAC, BIT의 흡입독성에 중점을 두고 안전성 평가에 대해 검토했다”며 “이번 안전성 평가가 과학적으로 타당성을 갖고 있으며 페브리즈의 포장지에 나와있는대로 사용했을 경우 DDAC와 BIT의 흡입 안전성에 문제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 박사는 “페브리즈를 시판한 지 15년 이상 됐으며 80여 개국 소비자들이 지금도 매일 페브리즈를 쓰고 있으나 아직 피해 사례가 없다”며 “이런 사실만으로도 페브리즈가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G는 앞서 1999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처 미국환경보호국(EPA)에 흡입독성 시험자료 등을 포함해 페브리즈의 승인을 받았다는 내용의 자료도 기자들에게 내놨다.
한국P&G는 DDAC의 흡입독성 자료 및 위해성 평가 자료, BIT의 흡입독성 자료 및 위해성 평가 자료, 이에 대한 제3자 전문가 검토 자료 및 제3자 전문가 이력서, EPA 등록시 제출된 안전성 자료를 한국 환경부에도 최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오는 9월 페브리즈의 안전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매튜 도일(Ph.D. Matthew J. Doyle) P&G 글로벌 제품안전 책임자(Head of Global Product Safety)는 “안전성 평가 부분에 있어서는 국가별, 지역별, 제품별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단일한 기준을 쓰고 있다”며 “가장 엄격한 수준의 하나의 기준을 전 세계에서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마크 프리처드(Marc Pritchard) P&G 글로벌 브랜드 최고 책임자(Chief Brand Officer)는 “한국 시장과 5000만명 이상의 한국 소비자들은 P&G에게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P&G는 최고의 스탠다드를 추구하며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스탠다드에도 응당 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신시내티=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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