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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간절한 마음으로 재상고 포기···“사람부터 살려야” (종합)

이재현 CJ 회장, 간절한 마음으로 재상고 포기···“사람부터 살려야” (종합)

등록 2016.07.19 11:16

수정 2016.07.19 17:38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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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家 모두 같은 병으로 회사 책임질 오너 없어이 회장 증세 담은 사진 공개할 정도로 간절함재계 “잇따른 악재· 현안 해결 오너 복귀 필수적”

이재현 CJ 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이재현 CJ 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재상고를 포기했다. 급속도로 악화된 병세로 고심 끝내 내린 결정이다.

CJ그룹 관계자는 19일 “이 회장의 건강이 최근 극도로 악화돼 신체적, 정신적으로 재판을 더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전 10시께 대법원에 재상고 포기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이 회장의 형은 확정되며 8.15 특사 대상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이 회장은 소 취하와 동시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검찰에 형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함께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고 이 회장은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이 회장은 조세포탈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래 지난해 1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재상고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지병으로 인해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중이다.

CJ그룹은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이 회장은 현재 사지의 근육이 점차 위축 소실돼 마비되는 불치의 유전병 CMT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조차 힘들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죽음에 대한 공포, 재판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같은 상태에서 구속 수감된다면 건강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 총수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악화된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사진 속의 이 회장은 손과 발이 뼈만 앙상하며 심하게 굽어 있는 모습이다. 사진=CJ그룹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악화된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사진 속의 이 회장은 손과 발이 뼈만 앙상하며 심하게 굽어 있는 모습이다. 사진=CJ그룹

CJ그룹은 이날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3장을 공개했다. 간절함의 표현이다. 사진 속의 이 회장은 손과 발이 뼈만 앙상하며 심하게 굽어 있는 모습이다.

그룹 관계자는 “유전병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저하가 나타나 단추 잠그는 동작이나 젓가락질 등 정확성을 요하는 손동작이 안된지 오래”라며 “다리 역시 종아리 근육이 모두 빠져 체중이 양 쪽 무릎에 실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상황이라 현재 부축 없이는 혼자 걷지 못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정부의 8.15 특별사면 발표 이후 재상고 포기 여부를 놓고 고심해왔다. 특사 대상에 포함되려면 형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CJ 측이 갑자기 재상고 포기로 방향을 바꾼 것은 정부에서 8·15 특별사면 방침을 밝힘에 따라 경제계 인사의 사면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도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형이 확정된 사람만 사면을 받을 수 있어 재상고를 포기한 뒤 형을 확정 받아야 한다.

◇CJ, 이 회장 복귀 절실···회사 책임질 오너 없어= 연이은 악재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CJ로서는 각종 현안을 정리해줄 이 회장의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다.

CJ그룹은 그간 최고 경영진이 건강 악화로 잇따라 자리를 비우면서 경영공백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경 부회장이 건강 문제로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난 데 이어 이채욱 부회장도 올 초 폐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는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 마저도 폐암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그 사이 CJ는 여러 인수전에서 고전을 거듭하며 ‘오너의 부재’를 실감했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 코웨이 등 인수가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의 경우 올 5월 장기간 협상을 진행해온 중국 메이화성우의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이달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CJ에 또 한 차례 충격을 안겼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오너 부재로 난항에 빠진 CJ가 이 회장의 사면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비록 건강 문제로 이 회장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룹 총수의 귀환은 상징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 뒤에는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재상고를 포기할 경우 형이 확정되면서 일정기간 수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CJ그룹이 각종 현안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이재현 회장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사면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의 대처방안이나 이 회장 사면에 대한 국민적인 여론 역시 CJ그룹이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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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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