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용비자·선상비자 제한에 중소기업 발 묶여시간·비용으로 현지 사업 추진에 ‘빨간불’“중소기업·보따리상, 中에 주도권 넘겨주나” 우려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들 기업은 당장 현지로 향하는 발길이 묶이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추가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현 갈등 국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한국인 상용비자용 초청장을 발급하던 자국 업체의 자격을 취소한 데 이어 선상비자의 중국 체류 가능 일수를 대폭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 소식은 무발국제여행사유한책임공사(무발여행사) 한국 영업소가 지난 3일 국내 여행사에 이메일을 보내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바뀌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계약 파기’와 ‘보증금 환불’까지도 언급함에 따라 사업소 철수로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한국인이 중국 상용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현지 협력업체 또는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제시해야만 했다. 특히 중국에 마땅한 협력사를 두지 않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경우 이 여행사의 초청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발여행사가 이번에 초청장 발급을 멈춤에 따라 사업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행 배 안에서 구매할 수 있는 선상비자 역시 체류 가능 일수를 기존 30일에서 7일로 줄일 조짐을 보이면서 이를 통해 중국을 방문하던 보따리상에게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다. 체류 가능 일수가 줄어든데다 한번 방문할 때마다 적잖은 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에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측의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국인의 중국 방문이 더욱 까다로워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 중인 A씨는 “상용비자 발급이 어려워지면서 관광용 단수비자를 받아서라도 현지 업체를 찾아가야하는 상황”이라며 “시간과 비용 부담이 만만찮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중국의 협력사들과 직접 만나 협의를 해야 하는데 걸림돌이 생기면서 사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업계 전반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중국은 수출의 26%, 수입의 20.7%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교역 1위 상대국이다. 조선·철강·석유화학·전자기기 등 주력사업을 비롯해 화장품과 식음료 등 유통 부문에서도 다양한 기업이 진출해 사업을 뻗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긴장 국면이 장기화된다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취약한 중소기업과 보따리상에게 가장 큰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내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술 격차를 좁혀온 현지 기업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 국내 중소기업은 설자리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소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에게도 타격을 안길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조치를 놓고 중소기업 사이에서 우리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고 커지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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