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등급신뢰도 자체 문제제기11조원 자본확충펀드 흘러들 수도
장복섭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7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신용위험평가에는 포함이 됐지만, 채권은행들이 대부분 B등급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주주의 의지와 자구계획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경우 채권은행들이 B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채권은행들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1973개사 중 602개 세부평가대상 업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완료, 이 중 32개사를 구조조정 대상 업체로 선정했다. 업종별로는 조선·건설·해운·철강·석유화학 등 취약업종 기업(17개)이 구조조정 대상에서 절반 이상인 53%를 차지했으며 조선의 경우 올해 6개사가 C와 D등급을 받으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C등급에 들어간 1개 기업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재무구조개선약정(워크아웃) 혹은 채권단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며 D등급 5개사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지난해 C등급을 받았으나 D등급으로 떨어진 STX조선을 비롯해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실회계로 지난해부터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제외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등급 자체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작은 회사는 죽이고 부실 대기업은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서라도 살리는 ‘대마불사’(大馬不死)가 재현됐다는 비판이다.
현재 금융권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22조원대로 알려져 있다. 은행별로 보면 수출입은행이 8조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익스포저도 6조2500억에 달한다. 정부는 구조조정이 악화될 경우 산은과 수은에 5∼8조원 수준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11조 규모의 자본확충펀드 운용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는 것이 대주주인 산은의 의지라면 이미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부은 국책은행에 혈세를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도 그 돈이 다시 대우조선해양에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는 결국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부실기업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10조원이나 투입하는 일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국장은 “자본확충펀드까지 확대해서 설명하는 것은 범위를 벗어난 것 같다”며 대답을 피했다.
이어 “신용위험 평가와 기업 자체의 자구를 통한 회생 가능성을 보고 이게 부족하면 대주주의 의지, 산업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채권은행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금감원이 취약요인이 있고 부실규모가 확대되는 요인에 따라 굳이 C등급으로 분류해서 수주문제를 유발하는 것보다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굳이 나서지 않은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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