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정책·재정 의존 심화···내수·수출회복 묘안 없어유일호, ‘재정건전성 유지-확장적 기조 유지’ 줄다리기
1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4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이 400조원을 넘는 것은 사상 처음이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편성하는 마지막 예산이다. 박근혜 정부가 꾸린 첫 예산인 2014년 355조원에서 3년 만에 45조원 가량 늘어났다. 내년도 슈퍼예산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후폭풍 등을 저지하기 위해 확장적 기조 유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국가채무 증가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지나친 재정의존도에 대한 우려감, 근본적인 내수·수출 대책 부재 등의 비판도 공존한다.
최근 우리경제는 정부의 단기적 정책과 재정운용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6%를 기록했는데, 이 중 재정기여도는 0.8%포인트다. 정부가 돈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성장률이 1.8%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1년 재정기여도는 0%였지만, 2012년에는 0.4%포인트로 올랐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인 0.5%도 온전히 정부의 재정에만 의지해 성장한 성적표다. 하반기 마련한 11조원 규모의 추경도 성장률을 0.1~0.2%포인트 가량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되는 단기부양책에도 경제지표가 요동친다. 지난해 말 급히 마련한 대규모 세일행사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단기적으로 성장률과 민간소비 증가 유도에는 성공했지만, 내수절벽을 야기하는 원인이 됐다.
정부가 재정과 부양책을 쏟아 부어서라도 내수가 활력을 되찾는다면 부작용은 오히려 줄어든다. 그러나 민간소비 위축의 원인이 가계부채, 소득 불균형, 낮은 가계소득 증가율 등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표면화됐다는 점에서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기도 어렵다.
소비를 활성화시킬 묘안이 없는 가운데, 정부가 재정을 많이 쓸수록 높아지는 국가부채 비율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2011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1.6%였지만, 지난해 37.9%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4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유일호 경제팀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슈퍼예산과 더불어 국가부채 비율을 45%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부분은 이러한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논의를 위한 당정협외회에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은 “세입구조 개혁과 내수활성화 노력이 필요하고, 적자구조 고착화 방지를 위해 엄격한 재정건전성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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