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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 포기하지 말자

[에너지 전쟁⑥]풍력 발전, 포기하지 말자

등록 2016.08.22 18:19

수정 2016.08.23 09:36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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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 해양풍력 투자 늘려 성장 지속반면 한국은 풍력 발전 사업 접어부품·기자재 제조·수출 수준이 아닌 풍력 발전 핵심인 ‘풍력터빈’의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해야

현대중공업이 제주 김녕풍력발전단지에 설치한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 사진=뉴스웨이 DB현대중공업이 제주 김녕풍력발전단지에 설치한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 사진=뉴스웨이 DB

화석연료의 고갈과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문제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이 활발하다. 이중 풍력에너지는 기존의 발전원과 경쟁력을 갖춘 재생에너지로 꼽히며 덴마크, 스페인, 독일, 중국 등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국가들이 풍력에너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풍력 발전의 전력 생산 원가가 석탄 발전 수준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196개 국가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파리기후협약을 맺고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적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도입을 검토 중이다. 유럽위원회는 2020년까지 에너지 수요의 2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는 목표를 세웠고 각 회원국은 국가 신재생에너지 실행계획(NREAP, Ntional Renewable Energy Action Plans)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3년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 중단으로 세계 시장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2005년 이후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 등에서는 해양풍력 발전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은 최근 해상풍력발전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유럽은 총 13개의 해상풍력단지가 건설 중에 있으며 완공 시 전체 설비용량 규모 4.2GW 이상 예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해상 풍력에 대한 신규 투자도 확대했다. 유럽 4개국(영국, 독일, 핀란드, 덴마크)은 총 3.7GW 규모 7개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해 최종투자결정(FID, Final Investment Decision)을 발표했다. 신규 투자 규모는 총 140억 유로(1만7155억 달러)이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와 달리 한국의 풍력 발전 사업의 성장은 정체기에 빠졌다. 1988년 국내에 풍력 발전이 최초 설치됐지만 산업 성장 속도는 느린 편이다.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 적은데다가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다보니 시장의 규모를 폭발적으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 한 때 대기업들이 풍력 발전에 발을 담구기도 했지만 적자를 이유로 사업을 철수했다. 국제 시장에선 다이아몬드로 꼽히는 풍력 산업이 국내에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한국의 풍력 발전 추이는 총 64개소 436기이며 설비용량은 83만3500kW이다. 이중 육상은 62개소, 434기이며 82만8500kW, 해상은 2개소, 2기, 5000kW이다. 2013년에는 56만1295kW, 2014년 60만8500kW로 매년 설비용량이 소폭 증가했다.

현재 국내서 풍력터빈을 생산하는 기업은 유니슨, 효성,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로템, DMS, 현대중공업, STX, 대우조선해양, 한진산업 등 10여 곳이다.

이 중 2007년 전후로 풍력사업에 뛰어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 상반기 해외 풍력발전사업의 청산절차를 결정했다. 당초 풍력발전 관련 부품이 선박에 사용되는 각종 설비와 유사한 만큼 발전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했지만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여기에 저유가 기조가 맞물리면서 적자가 쌓여갔고 결국 비주력 사업인 풍력 사업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후발주자임에도 차별화를 추구하지 않고 시장에 뛰어든 점도 고전을 면치 못한 요인 중 하나다.

반면 중국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풍력 산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이 기반이 되긴 했지만 기업들도 이에 보조를 맞췄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풍력발전이 한국에 적합하지 않은 재생에너지 사업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 한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풍력발전은 태양광 이후로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재생에너지다. 시야를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면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풍력발전 사업은 수출 경험이 많은 대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적자 사업이라는 이유로 이미 투자된 재원을 버리기 보다는 재도약을 위해 발판을 다져야 한다.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 미국과 중국처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풍력 발전 사업은 중소 업체들이 부품을 제조, 수출하는 수준으로 국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낮은 편”이라며 “중소기업보단 대기업의 적극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성장을 눈여겨보고 기존의 실패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 전략과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풍력 발전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 시장은 터빈이 대형화되고 해양풍력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기 때문에 조선 빅3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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